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다가오면서 찬반 진영의 '사이버 전쟁' 또한 치열해지고 있다.
윤 대통령 지지자들의 온라인 집결지인 디시인사이드 '미국 정치 갤러리'(미정갤)에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동안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파묘'(무덤을 파헤치듯 과거 행적을 캐내는 행위)했다는 글들이 20여건 올라왔다.

이 커뮤니티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의 '음란 댓글 논란'을 제기하고 퍼뜨린 곳으로 지목된다.
공직자 재산공개 내역 등을 토대로 이호영 대행이 소유한 토지와 건물을 찾는가 하면, 출신 학교와 과거 이력을 찾아내 중국이나 야권 정치인과 연결 지으며 음모론을 만들어내는 식이다.
'빨갱이는죽여도돼'라는 닉네임의 이용자는 지난 4일 미정갤에 "애국시민들을 탄압하는 공안 수괴 이호영을 낱낱이 파묘한다면 결정적인 순간에 우리의 무기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 글은 500여명의 추천을 받았다.
탄핵 촉구 시국선언에서 발언한 대학생이나 언론 매체에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교수 등으로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양상도 보인다.
한 이용자는 지난 3일 시국선언에 참여한 대학생 A씨의 소셜미디어(SNS)를 파묘했다며 페이스북 주소를 공유했다. 280여명의 추천을 받은 이 글에는 A씨를 인신공격하는 악성 댓글도 여러 개 달렸다.
반면 진보 성향의 커뮤니티에서는 지난달 27일 윤 대통령 대리인단 김계리 변호사의 과거 블로그 글이 빠르게 공유됐다.
김 변호사가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대한민국이 아직도 냉전 시대를 살고 있다"며 통합진보당 해산을 비판했다는 내용이다.
이들 글에는 "극우들이 이걸 알면 자지러질 거 같다", "빨리 힘갤(디시인사이드 국민의힘 갤러리)에 퍼뜨리자"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논란이 확산되자 김 변호사는 문제의 블로그 글을 비공개 처리했다.
상대 진영 주요 스피커의 채널을 유튜브에 신고해 수익 창출을 막는 일명 '노란딱지' 붙이기 또한 이들의 주된 무기다.
미정갤 등 보수 성향 커뮤니티들은 오는 9일 오후 9시 서울의소리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유튜브 채널 등 10여곳에 대한 '신고 총공격'을 예고하고 있다.
"괴롭힘 및 사이버폭력으로 (신고 사유를) 모아야 한다"는 공지 글에는 "다 같이 모여서 한 방에 때리면 신고도 먹힐 것"이라며 호응하는 댓글 40여개가 잇달아 달렸다.
탄핵 찬성 진영에서는 '카운터스(극우 추적단)'라는 닉네임의 X(엑스·옛 트위터) 계정이 탄핵 반대 세력에 대한 온라인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을 통해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폭력행위를 선동하는 유튜버를 제보받아 공유하는 방식이다.
이 계정은 지난 4일 100명 이상이 가입된 탄핵 반대 진영의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 10곳의 주소를 공유하고 '잠입 신고 운동'을 공지했다.
작성자는 "들어가서 아무 채팅도 치지 말고 신고만 하면 된다"며 "카카오톡에서 욕설 및 혐오, 증오 표현을 사용하면 대부분 사용 제한을 받게 된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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