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성·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혁신성장 얘기”
“與 경쟁자 없어…가장 위협적, 껄끄러운 후보 이재명”
“文 전 대통령과 첫 만남에 전율…몸속에 민주당 DNA”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조기 대선’을 전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협상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트럼프 2.0’ 시대의 관세 전쟁을 우려하며 경제전권대사 파견을 주장했던 김 지사는 과거 문재인정부 시절 트럼프 대통령과 세 차례 조우했던 경험을 거론하며 “한미 FTA 협상부터 환율 협상 등 거의 성공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6일 유튜브 채널 ‘구교형의 정치비상구’에 출연, “(조기 대선이 열린다면) 짧은 시간 안에 국민에게 어떤 비전을 보여주고 어떤 정책을 할 수 있고, 역량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며 화두를 던졌다.

◆ “야생마 같지만 실리적 지도자…영리하고 전략적인 느낌”
그는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의 통상 압력도 끄집어냈다. “문재인 전 대통령 곁에서 (1기 행정부 때) 3년간 트럼프를 봤다”며 “처음에는 무도하고 깡패 같은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데 (만나보니) 그런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굉장히 영리하고 자기 목표 달성을 위해 전략적으로 상대를 움직이려는 게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거친 야생마 같지만, 아주 실리적인 지도자”라며 “역으로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엊그제 상하원 합동 연설을 보면 다른 나라하고 협상하는데 우리에게 청구서를 계속 보내고 있다. 우리 정부는 지금 지도자, 리더십 공백 상태여서 큰 걱정인데 제 경험에 따르면 잘 다루고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김 지사는 이날 경기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에서 화성시, 기아와 손잡고 세계 최초이자 국내 최대 규모의 ‘목적 기반 교통수단(PBV·Purpose Built Vehicle)’ 전기차 전용 공장 조성 업무협약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서도 “트럼프 2.0 시대에 여러 통상 압력을 극복하고 국내에 투자유치를 한 건 경기도나 화성시로서 아주 기쁜 일”이라며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비상경영체제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국내 정치문제에 관해선 조기 대선이 현실화하면 여당인 국민의 힘에는 아무런 경쟁자가 없다고 확답했다. “여당 후보는 우리 민주당 후보에게 적수가 안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가장 위협적이고 껄끄러운 후보(상대방)’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꼽았다.
제7공화국으로 상징되는 개헌 시기에 대해선 “저는 분권형 대통령제, 4년 중임제를 주장했고 책임총리제를 말했다”며 “3년 전 이 대표와 연대할 때 합의를 본 내용”이라고 했다. 특히 분권형 대통령제와 관련해선 “대통령과 다수당이 같은 당에서 나와 4년간 책임지고 국정을 운영하고 4년 뒤에 심판을 받자는 것”이라며 “3년으로 대통령 임기를 단축하자는 건 다음 총선과 맞물리기에 다음 대통령은 자기희생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尹 대통령과 대선 전 만남…상종 못 할 사람이라 생각”
김 지사는 지난 대선 당시 이 대표 외에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던 경험도 소개했다. “지인의 부탁으로 당시 윤 후보와 비공개로 만났는데 열 마디 중 아홉 마디를 혼자 얘기하더라. 직설적이었고 정치개혁 등을 ‘나중에 얘기하자’며 말을 돌렸다. 사실 안 만나고 싶었는데 상종할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윤 대통령이 “선배님 같이 하시죠”라며 “서울에는 오세훈이 있으니 경기도로 나가시면 필승입니다. 그리고 당을 개혁해야 하는데 당을 접수해주시라고 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아주대 총장 시절, 지인으로부터 여당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제의를 받았지만, 곧바로 거절했다고 고백했다. “아버지가 자유당 시절부터 열혈 민주당원이었고 그래서 몸속에 민주당 DNA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첫 만남에선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김 지사는 “(문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주십시오’라고 하셨고, 제가 그 말에 전율을 느꼈다”면서 “이전 노무현 정부 때 ‘비전2030’을 만들 적에 그것이 큰 가치와 철학, 목표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경제를 책임지고, 소득주도성장이 아닌 혁신성장을 얘기하며, 1∼2주에 한 번 직접 보고하겠다고 제안했는데 문 전 대통령이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소득주도성장이 정부의 전체 경제정책을 덮는 우산이 되어선 안 될 것 같다는 주장도 펼쳤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장이 2%대로 떨어진 걸 제가 1년 반 동안 부총리 하면서 3.4%, 3.2%로 만들었는데 (문재인정부에서) 첫 파열음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서 나왔고, 두 번째는 갑작스러운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진보의 가치를 추구한다고 하면서 잘못하면 진보의 가치를 해칠 수 있다고 당시 얘기했다”면서 “다시 말씀드리면 최저임금 인상에는 동의하지만 이런 속도로 급격하게 가서는 오히려 부작용이 많을 것이라는 뜻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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