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프랑스의 핵 억지력을 유럽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궁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이같은 전날 대국민 연설에 대해 “매우 극도로 대립적”이라며 “평화를 생각하는 국가 수장의 연설로 보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를 유럽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칭한 데 대해 페스코프 대변인은 “외교적으로 많은 부정확성을 담은 발언”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 국경 쪽으로 동진한다는 것과 러시아가 이에 대해 정당하게 우려한다는 언급이 누락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휴전하면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보낼 수 있다는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가 이에 동의할 수 있겠는가? 그 대답은 분명하기 때문에 직접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프랑스가 러시아와 소통하려는 신호는 현재 없다고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대통령의 연설에 대해 “그가 우리를 위협으로 본다면, 핵무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한다면, 러시아에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됐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당연히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마크롱 대통령이 과거에 러시아와 싸우고 싶어 한 나폴레옹, 히틀러와 달리 우아하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나폴레옹, 히틀러가 ‘러시아를 정복해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던 것과 달리 마크롱 대통령은 같은 것을 원하면서도 ‘러시아가 프랑스를 이기지 않도록 싸워야 한다. 러시아가 프랑스와 유럽에 위협을 준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타스 통신에 “그는 매일 현실과 동떨어지고 전적으로 모순되는 발언을 한다”며 “그는 이야기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핵우산론을 꺼낸 마크롱 대통령이 안데르센 동화에서 잠자는 아이들에게 우산을 씌워줘 꿈을 꾸게 하는 존재인 올레 루코예를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의원은 “마크롱은 자국민과 동맹국, 전 세계에 ‘러시아가 오고 있다’는 완전히 거짓말인 개념을 강요했다”며 “그러한 잘못된 분석은 치명적 실수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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