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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세금에 호구 취급 받는데 또 일본 가세요?…2월 여행수요 감소

입력 : 2025-03-06 22:00:00 수정 : 2025-03-06 17: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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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출국세·숙박세 확대
日 대신 국내 여행가는 건 아냐
게티이미지뱅크

탄핵정국에 맞물러 경제지표가 줄줄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2월 들어 해외여행 수요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 최장 9일간의 설 연휴에 여행 수요가 몰린 데 따른 감소세로 풀이되는데, 특히 한국 여행객 선호도가 높은 일본 수요가 크게 줄었다.

 

이런 배경에는 환율이 오르면서 여행 경비가 크게 오른 한편, 저가항공기(LCC) 사고에 더해 일본의 과욕이 등을 돌리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정부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출국세를 인상하고 숙박세를 확대 부과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일본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면서 부족한 세수를 외국인에게 돌리려는 시도가 자충수라는 지적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2월 해외 패키지 송출객 수는 전년 대비 11%, 전월 대비 25% 줄어든 17만730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월과 올해 1월 설 연휴로 인한 역기저 효과로 전체 송출객 수가 전년 및 전월 대비 감소했다.

 

작년과 올해 초 연이어 발생한 항공기 사고 영향으로 일시적 여행 수요 위축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동남아가 5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일본(23.7%), 중국(11.8%) 등이다.

 

중국은 최근 항공사고로 인한 수요 위축과 전월대비 명절효과 소멸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전월대비 송출객 수가 늘었다.

 

일본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지역별 비중을 27~28%대를 유지하다가 23.7%로 감소했다. 일본 패키지여행 고객 비중은 20%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 수요 감소는 엔화 상승에 따른 영향보다는 연초에 발생한 항공사고 등의 여파로 LCC 선호도가 낮아져서, LCC 노선이 많은 일본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경기 악화에 더해 환율이 오르고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 수 없는 출국세, 숙박세가 확대 적용되면서 식상한 일본보다 다른 나라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 일본은 관광객 증가에 따라 출국세 인상 및 숙박세 도입 지역 확대 등 다양한 세금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19년 1월 7일부터 일본을 출국하는 모든 여행객에게 '국제관광여객세'라는 명목으로 1인당 1000엔의 출국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 정부와 여당은 출국세를 3000엔에서 5000엔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왜 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숙박세도 확대된다. 숙박세를 도입하는 지자체는 2023년 9곳에서 2024년 14곳으로 확대되었으며, 향후 더 많은 지역에서 도입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숙박세는 호텔이나 료칸 등 숙박 시설에서 별도로 부과하며, 숙박료에 포함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젠 식상함까지 느껴지는 상황에 갈수록 여행비용은 증가하고 불필요한 세금까지 내야 하다 보니 차라리 중국 등 가보지 못한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굳이 일본이 아니더라도 여행할 수 있는 나라는 많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2월부터 들어 수요가 줄어들면서 자칫 벚꽃 여행 수요가 몰리는 3~4월에도 일본행 여행객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일본 여행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그렇다고 일본 대신 국내 여행을 택하는 건 아니다.

 

지난달 25일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여행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는 전년 동월 대비 10포인트(p) 감소한 80p를 기록했다. 관심이 커졌다고 응답한 비율은 33.2%에 그쳤다.

 

앞으로 3개월 안에 국내로 여행을 떠날 계획을 측정하는 ‘여행계획률’은 전년 동월보다 8p 줄어든 93p로, 100p를 밑돌았다. 국내여행에 돈을 쓰겠다는 ‘여행비 지출의향’은 79p로, 전년 동기 대비 34p 떨어졌다.

 

2022년 지출의향이 135p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반토막 수준이다. 실제 국내여행을 실행한 지표도 냉랭하다. 최근 3개월 내 국내여행을 한 경험을 묻는 ‘여행경험률’은 95p로 전년 대비 7p 줄었다. 1인당 국내 여행비 총 지출액 역시 3p 감소한 113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엔 116만원이었다.

 

컨슈머인사이트는 “국내에서는 ‘초초긴축’ 예산으로 가심비를 따지기조차 어려운 여행을 하면서 해외여행은 몇 배를 지출하고도 만족스러워하는 소비의식이 만연하다면 해결책은 없다”면서 “국내여행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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