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5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K-엔비디아 30% 지분 확보’ 발언에 대해 “기업의 창업과 발전 생태계를 모르는 무지의 소산”이라며 “바보가 바보스러운 상상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대표의 발언은 인공지능(AI) 생태계 및 대만 TSMC, 미국 엔비디아의 태동과 성장기도 모르면서 요즘 유행어가 된 엔비디아로 한 건 하겠다는 무식의 소산”이라며 “이 대표 말을 지원사격하는 민주당 의원들도 정쟁이 목적인지 국민이 먼저인지 암울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민주연구원 유튜브 채널 ‘OPQR’에 출연해 “초기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AI 기업에 국민펀드나 국부펀드로 투자해 민간이 70%, 국민이 30%의 지분을 확보하면, 이 기업이 엔비디아처럼 크게 성공할 경우 국민의 조세 부담을 줄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여권에선 이를 놓고 시장 경제 원리를 무시한 위험한 발상이란 비판을 쏟아냈다.

안 의원도 “지분을 나누자는 말은, 현재 엔비디아의 시가 총액 3조 달러(4366조원)의 3분의 1로 계산하면 기업 지분 가치 1450조원을 나누자는 말인데, 엔비디아가 우리나라 공기업이라고 해도 국가 재산 1450조원을 전 국민에게 나누어주는 것은 국가 재정상 불가능한다”며 “만약 이런 생각을 한다면 우리나라의 많은 공기업들 재산 1450조를 모아 전 국민에게 나누어주겠다고 왜 못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공기업인 포스코나 한국전력의 주식을 1990년대 국민주를 공모해서 원하는 사람에게만 돈을 받고 매각했던 적이 있지만, 이 때도 모든 국민들에게 나누어준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또 “주식 가격은 시장 상황과 기업의 경영 상태에 따라 널뛰기를 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일정 규모의 수익을 창출하는 건 힘들다”며 ”사기업의 주식을 국가가 강제로 빼앗아 국민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은 자유 시장경제하에서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국민이 공포스러워하는 이재명식 약탈경제”라며 “이 대표가 이야기하는 30% 지분을 국민에게 나누어주는 것은 허상이며 선동”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대표의 발언은) 엔비디아와 같은 스타트업 기업의 창업 과정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발언”이라며 “엔비디아는 수십 년 동안 그림을 그리는 전용 칩인 GPU(그래픽처리장치)를 만들던 회사로 처음에는 인공지능에 이것을 사용할 줄은 창업자도 몰랐다. (그런데) AI의 딥 러닝에서 병렬 실수 연산이 필요한 덕분에 엔비디아는 그림 그리려고 만든 GPU로 인공지능 시대에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처음에 어떤 방향으로 갈지, 성공할지 실패할지 모르는 회사의 지분을 어떻게 국민들께 나눌 수 있느냐. 그리고 성공한 지금은 막대한 국고가 소요되는 주식을 어떻게 무조건 나누어줄 수 있겠느냐”며 “바보가 바보스럽게도 계산도 못하고 침만 흘리는 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엔비디아나 AI가 붕어빵 찍어내는 기계인 줄 아느냐. 반도체 국가지원, AI 추경이나 확실하게 하자”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국가가 기업 성과를 관리하겠다는 무서운 구상이다. 우클릭으로 포장하고 실제로는 사회주의로 나아가자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얼치기 인공지능 대박론에 심취해 첨단산업 국유화를 꿈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여권의 폭격이 쏟아지자 전날 페이스북에 3차례나 글을 올리며 반박에 나섰다. 이 대표는 대만의 세계적 반도체 기업 TSMC도 설립 당시 대만 정부 지분이 48%였다는 게시물을 공유했고, 국민의힘을 향해 “극우 본색에 문맹 수준의 식견이 걱정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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