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감사합니다, 역시 여기(한국)가 최고네요.”
그래미상 수상 경력의 DJ 겸 프로듀서 제드(Zedd)가 다시 한국을 찾았다. 12년 만에 제드의 한국 단독 공연이 열린 지난 1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후끈한 열기로 가득했다. 바깥은 비가 내리는 쌀쌀한 날씨였지만, 사전 공연까지 거의 3시간을 가득 채운 신나는 비트와 강렬한 레이저 효과가 맞물리면서 관객들도 하나, 둘씩 외투를 벗어던졌다. 3·1절이어서인지 태극기를 흔들며 공연을 즐기는 관객들도 있었다.

제드는 미국 최대 일렉트로닉 뮤직 사이트 ‘비트포트(Beatport)’의 리믹스 콘테스트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 알려졌고, 2012년 데뷔 앨범 ‘클래리티(Clarity)’로 일렉트로닉 앨범 차트 2위에 올랐다. 13억회가 넘는 스트리밍을 기록한 ‘스테이 더 나이트(Stay the Night)’ 등의 히트곡으로 2014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댄스 레코딩’ 부문을 수상하며 세계적 아티스트로 떠올랐다.
제드는 인트로 이후 짧은 한국어 인사와 함께 ‘스타빙(Starving)’, ‘서머타임 새드니스(Summertime Sadness)’, ‘러브 앳 시(Love At Sea)’ 등 자신만의 스타일로 리믹스한 노래들을 선물했다. 그가 한국 팬들을 위해 준비한 ‘오징어 게임’과 방탄소년단(BTS)의 ‘페이크 러브(Fake Love)’가 흘러나오자 관객 환호성이 절정으로 치달았다.
양발이 동시에 바닥에 붙어 있는 시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인 제드는 ‘훼어 유 아(Where You Are)’에서 화려한 드럼 연주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제드는 2016년 지산 밸리록과 지난해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에서 대표 출연자로 나서는 등 여러 차례 내한 경험이 있다. 한국에서 단독 공연은 데뷔 초인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제드는 직접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서도 감각적이고 다이내믹한 사운드 구성을 통해 혼자서 1시간30분이 훌쩍 넘는 공연을 지루할 틈 없이 채워냈다. 다양한 팝 아티스트나 프로듀서로 협업한 경험으로 전자음뿐 아니라 피아노와 기타 등 다양한 악기들을 활용해 그만의 풍성한 음악을 표현해낸 덕분이다.
제드는 이튿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연 준비 모습과 하이라이트를 담은 동영상, 태극기를 들고 있는 관객들의 사진 등과 함께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한국에 온 것은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남겼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