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액 계약을 받아내기 위해 마이애미 히트에서 태업성 플레이마저 불사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 지미 버틀러. 한때 농구에 대한 열정과 팀에 대한 헌신의 아이콘이었던 버틀러였지만, 이번 태업으로 그 이미지는 180도 달라졌다. 그러나 실력 하나는 ‘진퉁’이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트레이드된 이후 골든스테이트가 2년 1억1000만달러의 연장계약을 선물하자 NBA 최고의 공수겸장 포워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버틀러 영입 이후 10경기 8승2패의 상승세를 타며 서부 컨퍼런스 6위까지 도약했다.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거치지 않고 플레이오프로 직행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선 골든스테이트다.
골든스테이트는 4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스펙트럼 센터에서 열린 2024∼2025 NBA 정규리그 샬럿 호네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119-101로 승리했다.


최근 10경기에서 8승을 챙긴 골든스테이트(33승 28패)는 최근 LA 레이커스와의 ‘LA더비’ 2연전에서 모두 패한 LA 클리퍼스(32승 28패)를 서부 7위로 밀어내고 6위로 올라섰다. 콘퍼런스 6위까지는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거치지 않고 플레이오프로 직행한다. 7위부터 10위까지는 플레이 인 토너먼트를 거친다. 7,8위가 단판 승부를 벌여 승자가 플레이오프에 오르고, 9,10위 간 단판 승부 승자가 7,8위 단판 승부 패배팀과 또 한 번 단판 승부를 통해 마지막 남은 플레이오프 티켓 한 장을 차지하게 된다.
올 시즌 초반 12승 3패로 뚜렷한 상승세를 탔던 골든스테이트는 지난달 초 승률이 5할(25승 25패)까지 떨어지면서 11위로 밀려난 바 있다. 플레이 인 토너먼트 진출도 간당간당한 처지에 몰리자 골든스테이트는 전방위적인 트레이드를 알아봤다. 과거 NBA 파이널 2연패를 함께 하는 과정에서 파이널 MVP 2연패를 달성했던 케빈 듀란트에게 또 한 번 S.O.S 신호를 보냈으나 듀란트는 골든스테이트에 합류할 의사가 없었다. 듀란트에게 차인 골든스테이트는 버틀러 영입을 추진했고, 앤드류 위긴스와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내주며 버틀러를 품에 안았다.



공격에서는 미드 레인지 점퍼와 파울 유도 능력, 동료들의 공격 기회를 살려주는 시야가 좋고, 수비에서는 다소 노쇠했으나 한때 정상급 수비수였던 버틀러는 골든스테이트에 딱 맞는 조각이었다. 커리의 수비 부담을 줄여주고, 공격에서는 적극적인 파울 유도를 통해 가장 확률높은 공격 루트인 자유투 라인에 자주 서며 공헌도를 높였다. 골든스테이트는 버틀러 영입 후 10경기에서 8승을 챙겼다. 직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전(119-126 패)에는 버틀러가 결장했으니 버틀러가 뛴 9경기에서 승률 88.9%를 기록한 셈이다.



이날도 골든스테이트의 간판스타이자 NBA의 아이콘인 스테픈 커리가 팀 공격을 이끌었다. 3점슛 3방 포함 21점 10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벤치에서 출격한 버디 힐드가 3점슛 5개 포함 팀 내 최다인 22점으로 깜짝 활약을 보였다. 골든스테이트의 공수 연결고리의 핵심 역할을 하는 드레이먼드 그린이 16점 12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상승세의 주역으로 꼽히는 포워드 버틀러는 13점 4어시스트로 개인 기록은 다소 평범했지만, 온코트 득실마진은 +15였다. 그가 코트 위에 있을 땐 확실히 경기력이 좋았단 얘기다.
7연패를 당하는 등 최근 10경기 성적이 1승 9패로 좋지 않은 샬럿(14승 46패)은동부 콘퍼런스 14위에 머물렀다. 마일스 브리지스가 35점 9리바운드로 분전했다. 에이스 라멜로 볼은 버틀러, 그린을 중심으로 한 골든스테이트의 고강도 압박에 실책을 6개나 저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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