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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이재명 대권 쥐면 위험… 보수 개혁해 경제·안보 지킬 것”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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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26 21:00:00 수정 : 2025-02-28 07: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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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국민의힘 前 의원

조기 대선하면 출마 뜻… 대화의 정치 할 것
李 대통령 되면 ‘나라 두축’ 경제·안보 위험
최근 보수지지층 결집 ‘李 포비아’ 때문
李가 우클릭? 대권 쥐면 포퓰리즘 뻔해

尹 찬탄·반탄 분열 땐 李에 정권 헌납 꼴
‘탄핵의 강’ 못 넘으면 8년 전 패배 반복
전광훈·손현보 등 끌려다니면 망하지만
배척은 안 돼… 나중엔 보수가 껴안아야

‘배신자 프레임’ 개혁보수 길 지킨 대가
朴 前대통령과 인간적인 화해하고 싶어
軍 가고 자녀 키운 ‘보통사람’ 대권 잡길
후보 연대 뜻 맞아야… 가능성 늘 열어놔
“결혼해서 아이도 가져보고, 애가 학교 가고 대학 가는 문제로 고민도 해보고, 군대나 회사 같은 조직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불합리한 게 많은지, 그걸 또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이런 경험들을 해본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계엄·탄핵 정국에 대한 생각과 보수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24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보통 사람들의 삶을 살아보고, 판단력이나 사고방식이 멀쩡하고 정상적인 사람이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여야를 막론하고 별로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개혁보수’인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은 헌정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이고, 이에 따라 탄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해 왔다.

유 전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정이 나면 (탄핵) 찬반 입장을 떠나서 ‘윤석열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데 합의를 해야 한다”면서 “우리끼리 싸우면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그랬듯 쉽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정권을 갖다 바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특히 전광훈·손현보 목사 등 소위 ‘극우 세력’에 대해서도 “우리가 종속당하고 끌려다니는 건 망하는 길이지만, 나중엔 보수가 다 껴안아야 한다”며 “그들의 주장 10개 중 말이 안 되는 게 8개라도 2가지 경청할 만한 게 있으면 그걸 우리가 받아주고 포용하면 되는 거지 배척할 필요는 없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계엄·탄핵 정국에 대한 생각과 보수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유 전 의원은 1958년 대구 출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일하다 2000년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정계에 들어왔다. ‘원조 친박(친박근혜계)’이었지만 2015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해 친박계와 갈등을 겪었다. 그는 오랜 기간 따라다닌 ‘배신자 프레임’에 대해서는 “제가 늘 생각한 개혁보수의 길을 지킨 대가”라며 담담하게 답했다. 다음은 유 전 의원과 일문일답.

―탄핵이 인용돼 조기 대선이 열리면 출마하나.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탄핵심판을 받고 있으니 출마 선언은 결과를 봐야 한다. 다만 대선이 있다면 도전할 생각은 늘 가지고 있었다. 윤 대통령도, 문 전 대통령도 공정 등을 내세웠지만 하나도 지켜진 게 없다. 전부 정권 바뀔 때마다 편 가르기, 정치 보복의 악순환만 겪었다. 새롭게 우리나라 정치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을 결집해 에너지를 발휘하며 대화와 합의의 정치를 해온 정부가 근래에 없었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보수 후보로 저 자신을 국민에게 설명해 드리겠다.”

―보수정부에서 또 탄핵 사태를 겪고 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보수가 진짜 변화의 노력을 해야 했는데 8년 동안 하지 못하고 이 사태를 또 겪게 됐다. 바뀌지 않고 사람 하나 내세워서 대선을 치르는 식으로 간 거다. 국민의힘은 우리나라 보수를 대표하는 당인데 우리 당이 보여주는 모습이 너무 퇴행적이다. 만약 조기 대선이 열리고 경선을 치르게 되면 제가 가진 보수 혁신, 한국 정치, 우리가 뭘 해야 하는가에 대한 생각을 그대로 당원들과 국민에게 얘기할 생각이다.”

―윤 대통령은 왜 탄핵 위기까지 몰렸나.

“지난 대선 경선 TV토론에서 제가 윤석열 당시 후보에게 했던 가장 중요한 질문이 ‘왜 정치를 하려고 하냐’, ‘왜 대통령이 되려고 하냐’다. 그때 윤 후보 대답이 ‘국민이 원해서’였다. 그 답을 듣고 굉장히 실망해서 ‘당신 준비 안 됐다,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지지율이란 건 늘 변하는 건데, 검사를 26년 한 사람이 정치를 왜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답이 없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국정 혼란과 난맥상, 결국 비상계엄과 탄핵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본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보수층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이재명 포비아.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나라가 위험해진다는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결집해 나타난 현상이라고 본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대통령이 된 문재인에 대해선 사람들이 잘 알지 못했다. 그래서 그 사람이 혼란해진 나라를 수습하고, 국민을 통합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했던 거다. 그에 비해 이 대표에 대해선 국민이 많이 알고 있다. 저는 이 대표가 지금은 ‘우클릭’을 하지만 대통령이 된다면 결국 전 국민 기본소득처럼 포퓰리즘 정책을 내세워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들을 할 거라고 본다. 경제와 안보는 이 대표가 진짜 불안하고 위험한 사람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2심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이 대표는 ‘중도보수’를 자처했다.

“진짜 이 대표를 이길 생각이 있으면 바뀌어야 한다. 어떤 후보를 내느냐에 따라 국민이 우리 당을 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뽑는 것과 유승민을 뽑는 국민의힘은 다르다. 지금 보수가 결집한 상황에서 김 장관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지만, 이 대표가 중도보수를 하겠다는데 극우인 김 장관을 후보로 내세워 선거가 되겠나.”

―소위 ‘배신자 프레임’이 남아 있다.

“제 입으로 그 말을 쓰기도 싫다. 25년 정치하면서 나름대로 원칙과 양심을 지키며 해왔기 때문에 그런 말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제가 늘 생각한 개혁보수의 길을 지킨 대가라 본다. 10년 전 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말했던 보수와 박근혜정부가 가야 할 방향에 대해 100% 받아들이란 건 아니었다. 그때가 임기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소통과 대화를 해서 고칠 게 있으면 고치는 게 바람직한 당정관계라 생각했다. 당시 제가 제안했던 새로운 국정의 길을 갔다면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가 없었을 것이란 생각도 있다.”

―박 전 대통령과 만날 계획은 있나.

“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두 번 이상 정독했다. 읽어 보니 저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매우 많았다. 제 기억과 다른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제가 반박할 문제는 아니라고 봤다. 이미 10년 동안 저는 그걸로 많이 힘들었고, 그건 그거대로 제가 제 정치를 해온 비용을 치른 거라 생각한다. 대신 선거와 별개로 언젠가 인간적으로 화해도 하고, 오해가 있다면 서로 건강히 살아 있을 때 좀 풀어야 한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해왔다. 제 나름대로 노력은 해왔는데 아직까진 만나자는 연락은 안 오는 상태다.”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24일 서울 용산구 세계일보 사옥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계엄·탄핵 정국에 대한 생각과 보수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등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보수 분열’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와 합당을 할 때 제가 내민 첫 번째 조건이 ‘탄핵의 강을 건너자’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금 탄핵 찬성, 반대를 가지고 내부적으로 총질하고 당에서 나가라고 쫓아내고, 다음 선거에서 공천 학살을 하고 그러면 8년 전 우리가 했던 그 보수의 분열을 고스란히 되풀이하는 것이다.”

―‘탄핵의 강을 건넌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탄핵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각자의 생각이 다를 수 있다. 국민도, 정치인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걸 가지고 당을 또 쪼개자는 건 결국 이 대표에게 (정권을) 쉽게 갖다 바치는 거다. 그래서 이걸로 싸우지 말자는 게 제 생각이다. 하나로 뭉쳐도 이 국면에서 민주당을 상대하기가 버겁다. 탄핵심판에 대한 결론이 나오면 찬반을 떠나 ‘윤석열 탄핵의 강을 건너자’에 대해 합의를 해야 한다. 안 그러면 어떻게 대선을 치르고 누가 후보가 되든 힘을 합칠 수 있겠나.”

―만약 후보가 된다면 ‘탄핵 반대파’를 포용할 수 있나.

“당연하다. 저는 그분들한테 ‘우리 같이 갑시다’라고 당연히 호소할 것이다. 탄핵의 강을 못 건너는 우리 당의 과거 역사 때문에 가장 고통받는 사람이 저라서 가장 잘 안다.”

―경선 과정에서 후보 간 연대 가능성도 있나.

“연대라는 건 뜻이 맞아야 한다. 대화 내용을 언론에 공개할 순 없어도 여러 정치인을 만나고 있고, 그중에선 잠재적 후보도 있다. 인위적 단일화를 하기보단 치열하게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 다만 서로 협력할 가능성은 늘 열어놔야 한다.”

―현재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와 해법은.

“30년 동안 추락해 온 경제를 성장시켜야 한다. 많은 사람이 이룰 만큼의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추락이 불가피하다고 체념하지만, 그런데도 계속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건 혁신이다. 2016년 ‘혁신성장’이라는 말을 가장 먼저 썼다. 혁신 인재 100만명 양성으로 혁신성장의 길로 매진해야 한다.”


대담=이천종 정치부장, 정리=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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