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와 일본, 태국 여행을 다녀온 30대 미국 여성이 뇌와 척수에 염증을 유발하는 기생충에 감염됐다는 보고가 보건 당국에 접수됐다.
21일(현지 시간)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휴가를 다녀온 뉴잉글랜드 출신 A씨가 기생충 감염병 ‘광동주혈선충증'(angiostrongyliasis)’에 걸렸다고 전했다.
A씨는 최근 태국·일본·하와이를 3주간 여행한 뒤 귀국 후 심각한 건강 이상을 호소했다. 처음에는 단순 피로감으로 여겼으나, 발부터 시작된 타는 듯한 통증이 다리와 팔로 퍼졌다. 초기 검사에서는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두통까지 동반되며 증상이 악화됐다.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카를로스 카스티요 박사 치료팀은 정밀검사 결과 ‘광동주혈선충증’ 감염을 확인했다. A씨의 룸메이트는 “그가 몇 시간 동안 방향 감각을 잃었다”고 전했다.
일명 ‘쥐 폐선충’ 감염으로 알려진 이 질병은 쥐가 주요 숙주지만 달팽이와 민달팽이가 중간 숙주 역할을 한다. 인체 감염은 주로 중간 숙주를 날로 섭취했을 때 이뤄진다.
의료진은 추적 조사 결과 A씨의 기생충 감염이 하와이에서 일어난 것으로 지목했다. 하와이에서는 쥐 폐선충이 풍토병으로 자리 잡고 있어 쉽게 감염될 수 있다. A씨는 바다에서 여러 차례 수영하며 샐러드와 초밥을 자주 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와이에서는 이 질병에 걸린 사례가 매년 평균 10~12건 보고됐다. 미국 플로리다와 텍사스 같은 더운 지역에서도 이 질환이 보고됐다.
뉴욕포스트는 “쥐 폐충 감염증은 특정한 치료법이 없다. 통증 관리에 중점을 둔 치료가 일반적”이라며 “항상 손을 씻으라는 또 하나의 좋은 알림”이라고 전했다.
광동주혈선충증은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남태평양의 섬 등 환태평양 지역 일대에 퍼져 있다. 증상은 오염된 음식을 먹은 후 몇 시간 또는 며칠 후 메스꺼움, 구토, 복통으로 시작된다. 이후 두통, 발열, 근육통, 피로, 불면증,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목이 뻣뻣하고 통증이 있을 수 있다. 또한 피부가 따끔거리거나 타는 듯한 느낌, 장이나 방광 장애, 발작 등이 나타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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