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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발진인줄 알았는데?”…항생제 치료받아도 70% 사망하는 ‘이것’

입력 : 2025-02-22 07:29:29 수정 : 2025-02-22 07:31:04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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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력 감퇴, 마비, 보행장애, 시력저하 등 신경학적 증상
항생제 치료받아도 손상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 매우 높아
치료 지연되면 심각한 합병증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회사원 김모(38)씨는 최근 몸이 피로하고 피부에 발진이 생기는 증상을 겪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피부 알레르기나 감기라고 생각했지만, 증상이 악화되어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매독 2기 진단을 받았고, 예상치 못한 결과에 충격을 받았다.

 

김씨는 “초기에 증상이 미미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며 “2030세대는 감염 위험이 높은 만큼 예방과 조기 검진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다행히 조기 치료를 시작해 회복 중이지만,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이 주기적인 건강 검진과 예방 수칙을 지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게티이미지뱅크

국내에서 매독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특히 20~30대 젊은 층에서 감염이 많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2일 질병관리청의 ‘감염병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매독 환자는 총 278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1015명) 대비 2.7배 증가한 수치다. 해외에서 감염된 환자는 93명(3.3%)이었다.

 

이러한 증가세는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2022년 매독 감염 건수가 20만7255건으로 1950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일본에서도 같은해 1만3228명의 매독 환자가 발생했다. 매독은 주로 성 접촉을 통해 전파되며, 임신 중 태아에게도 감염될 수 있다. 질병은 크게 3단계로 진행된다.

 

1기 매독은 감염 후 약 3주(10~90일) 잠복기를 거쳐 첫 증상이 나타난다. 입술 등에 통증 없는 작은 궤양이 생기며, 이는 15주 후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2기 매독의 경우 온몸에 발진이 발생하고, 발열·인후통 같은 독감 유사 증상이 동반된다. 구강 등에 습한 사마귀 모양의 병변이 나타난다.

 

3기 매독은 더 심각하다. 치료가 지연될 경우 다양한 기관에 손상을 주며,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피부, 뼈, 간 등에 염증성 종괴인 ‘고무종’이 발생하거나, 심혈관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기억력 감퇴, 마비, 보행 장애, 시력 저하 등의 신경학적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항생제 치료를 받아도 손상이 회복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감염자의 50~70%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최근 매독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던 무토 아야카. 재검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무토아야카 인스타그램

최근 국내에서는 매독 합병증으로 인해 실명 위기에 처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국제학술지 성감염병 최신 호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강북삼성병원 안과 송수정 교수, 창원삼성병원 안과 김은아 교수, 한양대 의예과 류수락 교수 공동 연구팀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매독 환자 빅데이터(44만8085명)를 분석한 결과, 1.4%에서 매독균 감염으로 인한 눈 합병증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가장 흔한 합병증은 포도막염으로, 2010년 10만명당 0.18명이던 환자 수가 2019년에는 1.58명으로 8.7배 증가했다. 매독성 포도막염은 매독 진단 후 평균 2~3년 후에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의 대사성 질환이 있는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매독성 포도막염 발생 위험이 1.5배 높았다.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면 주변 망막, 공막, 각막, 유리체 등이 함께 손상될 수 있다. 백내장, 녹내장을 초래할 수 있다. 심한 경우 실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30대 남성(남성 매독 환자 중 21.2%)과 20대 여성(여성 매독 환자 중 18.2%)에서 포도막염 감염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조기 발견 시 항생제 치료를 통해 완치가 가능하지만, 치료가 지연되면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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