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2024~2025 V리그 여자부 5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진 21일 수원체육관. 지난 13일 GS칼텍스전을 마치고 “올 시즌은 마치고 성적에 관계없이 은퇴하겠다”며 공식 은퇴 선언을 한 김연경을 두고 배구계가 움직였고, V리그 사상 최초의 은퇴투어의 첫 발을 내딛는 날이다. 지난 16일 화성 IBK기업은행전도 마치고 기념식을 하긴 했지만, ‘은퇴투어’로 명명된 행사는 아니었다. 공식 은퇴투어 첫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 전부터 김연경 팬들이 원정석에 앉아 몸푸는 그를 지켜보며 휴대폰 카메라에 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파죽의 9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는 선두 흥국생명은 이날 경기 전까지 승점 70(24승5패)으로 2위 현대건설(승점 57, 18승11패)에 여유있게 앞서며 사실상 챔프전 직행 티켓을 확정한 상황이다. 투트쿠(튀르키예) 부상 이후 삐걱거렸던 팀을 빠르게 수습한 덕분이다.

경기 전 만난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5라운드를 돌아보면 좋았다. 오늘 경기 빼고 모두 이긴 것도 고무적이지만, 승점을 하나도 잃지 않은 게 더 좋다. 상대팀들과 승점 차를 벌릴 수 있었다. 그래도 아직은 여유를 부릴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투트쿠는 왼쪽 무릎 힘줄 파열이라는 큰 부상에서 생각보다 빨리 복귀에 성공했다. 지난 9일 페퍼저축은행전에 돌아온 투트쿠는 직전 경기인 16일 IBK기업은행전에서 무려 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는 맹활약을 펼쳤다. 동급 최강의 사이드 블로커인 투트쿠의 복귀 덕분에 흥국생명을 상대하는 팀들의 아웃사이드 히터들은 공격 작업에 큰 부담을 가져야 한다. 투트쿠의 블로킹이 흥국생명의 팀 블로킹 시스템 덕분인지, 개인 역량인지 묻자 아본단자 감독은 “Both”( 둘 다)라고 입을 뗀 뒤 “블로킹을 워낙 잘 하는 선수이기도 하고, 팀의 블로킹 시스템을 잘 소화해주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시즌 시작 전 주전 선수뿐만 아니라 팀원 전원이 제 역할을 하는 팀으로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묻자 “스타팅 멤버들은 안정적인 모습이다. 다만 백업 선수들이 주전들과 동일한 레벨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는 없다. (김)다은 정도만 몇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리시브나 서브, 블로킹 등에서 한 포인트 정도는 해주는 선수들은 있지만, 주전에 버금가는 선수는 없다고 봐야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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