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최선자가 늦둥이 아들을 품에서 떠나보내야만 했던 사연을 고백했다.
지난 20일, MBN 시사교양 프로그램 ‘특종세상’ 675회가 방영됐다. 공개된 회차에서는 1세대 배우 최선자가 출연해 약 64년간 활동했던 기억을 회상하며 화려했던 인생을 차츰 정리해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최선자는 후배 배우 정선일과 식사를 가졌다. 이들은 40년 전 연극 무대를 시작으로 양아들처럼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고. 그는 “이런 아들 하나가 없으니 말이야”라면서 “난 왜 딸만 둘이냐, 아들 하나 있으면 좋을 텐데”고 하소연했다.
이어 “사실 아들을 가졌다가 잘못된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27살에 결혼해 두 딸을 품에 안았던 최선자는 늦둥이 아들까지 낳았던 적 있다고 한다. 그는 “온 방송국 친구들이 대신 기뻐하면서 득남했다고 난리가 났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아기가 겉보기에는 멀쩡했지만 부실하게 태어났던 상황. 결국 시어머니와 의논한 끝에 아기를 인큐베이터가 아닌 집으로 데려오기로 했다는 것. 최선자는 “이름을 아무렇게나 ‘개똥이’라고 짓자고 했다”며 “제 품에서 돌봤다”고 설명했다.
그게 뭐가 잘못됐는지 한밤에 울다가 웃다가 자신의 품에서 숨졌다는 것. 최선자는 “아이는 심장이 약한 채 태어났다”며 “매일 밤 생사를 오가는 아들을 위해 기도했지만, 젖 한 번 물리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했다”고 한탄했다.
그는 “지금도 아이를 어디에다 어떻게 했는지 모른다”고 밝혔다. 자신도 물어보지 않았고 가족들도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 최선자는 “남편이 아마 아름답게 보내줬을 거다”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며 웃어 보였다.
아들의 죽음 이후 슬픔과 절망에 빠져있었던 최선자. 그는 “차범석 선생님이 내게 전화해서 이번 가을에 ‘살로메’를 할 테니 첫 모임에 나오라고 했다”며 극복 계기를 전했다. 해당 작품은 1976년, 한국 최초의 스트립쇼로 파격적인 반나체 퍼포먼스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한편 최선자는 1961년 성우 1기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배우 나문희, 김영옥, 김석옥, 백수련 등과 함께 활동했으며 연극 ‘청포도 극회’로 배우 데뷔 후 ‘덕이’. ‘인어아가씨’ 등 다수 작품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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