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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 합숙소까지… 투자전문가 사칭한 20대 사기단

입력 : 2025-02-17 18:29:17 수정 : 2025-02-17 21:55:43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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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동창·선후배 30명 검거
외국드라마 ‘종이의 집’ 모방
‘리딩방’ 175명에 80억 갈취
16명 구속… 도주 2명 추적중

드라마 ‘종이의 집’을 모방한 범죄조직을 만들고 전문가를 사칭해 투자리딩방을 운영한 2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사기 및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로 투자리딩방 사기단 총책과 조직원 등 30명을 검거하고 이 중 16명을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들은 애널리스트와 투자전문가를 사칭해 가산자산·비상장주식·선물투자 등을 권유하는 수법으로 175명으로부터 80억원 상당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텔레그램에서 연락처 등의 개인정보가 담긴 불법 데이터베이스(DB)를 사들인 뒤 ‘투자리딩방에 참여하라’는 미끼 문자를 무차별적으로 대량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클릭한 피해자들이 카카오톡 상담페이지로 연결되면 투자상담사나 애널리스트인 척하며 본인들이 운영하는 허위 투자사이트로 가입을 유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수익금’을 가장한 금전을 지급하거나, 허위의 수익금 정산 내역을 보여주며 신뢰를 쌓았다. 그러다 다액의 투자금을 입금받은 뒤엔 연락을 차단했다. 피해자들이 대포통장으로 입금한 피해금은 상품권업체를 통해 세탁됐다.

 

고등학교 동창, 선후배 관계로 주로 20대인 조직원들은 외국 드라마 ‘종이의 집’을 모방해 범죄집단을 조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드라마에 나온 조직원들의 가명을 텔레그램 닉네임으로 설정해 활동하고, 강남 일대 오피스텔 등을 단기 임차해 합숙하며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리딩방 운영뿐만 아니라 범죄수익금 세탁과 문자 발송, 허위 투자사이트 디자인 등 역할을 체계적으로 분업해 조직을 운영했다.

 

2023년 피해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피해금을 상품권으로 거래하는 현장 폐쇄회로(CC)TV 분석 등을 통해 조직원들을 특정하고 차례대로 검거했다.

 

특히 필리핀으로 도주한 총책 등 조직원 7명에 대해선 인터폴 적색수배를 내리고, 지난해 11월 현지 경찰과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의 협력으로 이들 중 5명을 검거해 국내로 송환했다.

 

경찰은 피의자들로부터 현금 4억9000여만원을 압수했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조직원 2명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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