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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배송 왔는데 집에 계신가요?”…보이스피싱 급증

입력 : 2025-02-14 13:36:52 수정 : 2025-02-14 13:3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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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주부 A씨는 최근 아찔한 경험을 했다. ‘010-’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와서 받았더니 신용카드 배송건으로 방문한다는 것이었다. A씨는 카드 신청한 적 없다고 하자 상대방은 카드사로 해지 신청을 해야 한다며 한 번호를 알려줬다. 운전 중이었던 A씨는 받아 적을 수 없으니 그냥 회송해달라고 했다. 이후 찜찜했던 A씨가 카드사 고객센터를 검색하니 알려준 번호와 달라 놀랐다. A씨는 “해당 번호로 전화했으면 그냥 털렸을 것”이라며 ”보이스 피싱 수법이 갈수록 진화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용카드 배송을 미끼로 한 보이스피싱 수법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당국은 소비자경보 등급 ‘경고’를 발령하면서, 비슷한 전화가 오면 끊으라고 당부했다. 

 

14일 당국 등에 따르면 가짜 카드배송 보이스피싱 수법은 다양하다. 

 

사기범들은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발급됐다고 피해자를 속인다. 피해자 이름을 정확히 이야기해 속기 쉽지만, 배송지 주소는 틀리곤 한다. 

신용카드가 발급됐다며 직접 해지해야 한다고 속이는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게티이미지뱅크

신한이나 롯데, 우리 등 알만한 국내 카드사 이름이 동원된다. 해당 카드사의 카드가 있는 경우 속기 쉽다.

 

카드사 배송원뿐 아니라 우체국 집배원을 사칭할 수도 있다. 

 

위조된 실물카드를 직접 배송하러 방문하는 수법이 동원되기도 한다. 

 

카드 신청 한 것이 없다고 하면 카드사 고객센터 번호를 알려준다. 고객센터는 진짜가 아닌 사기범과 연결되는 가짜다. 

 

피해자가 가짜 고객센터로 전화하면  개인정보가 유출돼 명의가 도용됐다며 보안점검 등을 명목으로 앱 설치를 유도한다.

 

앱이 깔리면 폰이 해킹 돼 개인정보나 금융정보가 빠져나갈 위험이 있다.

 

앱 때문에 금융감독원(1332), 검찰청(1301) 등 공식번호로 전화해도 사기범에게 연결된다.

 

사기범은 명의도용 피해가 확인됐다거나 사기사건에 연루됐다며 금감원, 검찰과 통화를 해야 한다고 속인다. 

 

가짜 금감원 직원은 패해자 명의 은행 계좌가 개설돼 중고거래 사기에 이용됐다고 한다. 이어 이로 인한 피해자들이 고소장을 제출해 검찰에서 수사 중이라며 검찰청 번호를 알려주고 문의해보라고 한다. 

 

피해자가 알려준 번호로 전화하면 비밀 수사라며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면서 수사에 협조하라고 압박한다. 

 

이후 보이스피싱범은 알려준 계좌로 법원공탁금을 이체하라는 식으로 돈을 가져간다. 

 

금감원은 가짜 카드배송 보이스피싱이 늘면서 지난해 12월 보이스피싱 피해구제 신청 기준 피해액이 610억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2억원 이상 고액 피해를 본 사람도 적지 않다. 

 

이에 금감원은 소비자경보 등급을 ‘경고’로 상향했다. 

 

우정사업본부도 집배원을 사칭한 전화를 받는다면 경찰 등 수사기관에 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 집배원은 배송지 문의를 하지 않는다”며 “의심스러운 전화를 받았다면 수사기관에 바로 신고하고, 출처가 불명확한 인터넷주소(URL)나 전화번호는 클릭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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