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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확전… K철강 ‘비명’

입력 : 2025-02-10 17:54:02 수정 : 2025-02-10 21:5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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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모든 철강 25% 관세”
美로 수입 알루미늄도 포함
상호관세 11∼12일 발표 계획

車·가전업계 등 연쇄 부담 우려
韓·美·中 ‘관세 전쟁’ 셈법 복잡
최상목 대행, 대응 방향 등 논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철강·알루미늄 제품군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방침을 밝혀 한국도 미국발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 들게 됐다. 이번 조치는 주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는데, 마침 한국도 저가 공세 중인 중국산 스테인리스스틸 후판에 덤핑방지 관세부과를 계획 중이어서 한·미·중 3국 철강재를 둘러싼 통상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추가 관세부과 방안을 10일 발표한다고 밝혔다.

10일 경기도 평택항 수출입 부두에 철강 제품과 화물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뉴시스

이는 그동안 보편 관세와 상호 관세를 언급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전 세계를 동시에 겨냥해 내놓은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캐나다·멕시코에 25%, 중국에 추가 10%의 보편 관세를 각각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관세 전쟁의 서막을 열었다면 이번 조치는 특정 제품군을 대상으로 한 ‘타깃 관세’로 그 빈틈을 메운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겨냥한 곳은 사실상 중국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미국의 최대 철강 공급국은 캐나다(비중 16.2%)였으며 중국(〃 15.1%), 멕시코, 브라질, 한국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지난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자료를 보면 관세가 없는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철강재의 13% 정도가 제3국에서 제조됐고, 이 중 대부분을 중국산이 차지했다. 2위인 직수출 비중까지 더하면 사실상 미국에 철강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나라가 중국인 것이다.

 

한국도 직접적인 관세 영향권에 들게 된다. 미국으로 보면 한국은 철강 수입 5위지만 한국 관점에선 전체 생산량의 21%를 수출하는 나라가 미국이다. 특히 한국 철강재의 대미 수출 고객 중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이 많아 자동차·가전 업계의 연쇄 부담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현지에서 앨라배마 공장,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가동 중인 현대차그룹은 대부분 현대제철 한국 공장의 강판으로 자동차를 생산한다.

10일 인천 동구 현대제철의 모습. 최상수 기자

이날 주식 시장에서 현대제철은 전장 대비 2.03% 내린 2만1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그룹 지주사 포스코홀딩스는 전장 대비 0.84% 내린 23만7000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4.81% 내린 22만75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연합뉴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부과 언급과 관련해 상황 파악 및 대응방향 논의에 나섰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현안간담회를 주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부과 및 상호 관세 부과 언급 관련해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도 이날 철강협회에서 산업부 차원의 긴급회의를 열어 “우리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업계와 긴밀히 공조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중 반덤핑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한·미·중 세 나라 사이의 철강 관세 전쟁 양상은 한층 복잡해질 전망이다. 산업부 무역위원회는 지난달 16일 중국산 스테인리스스틸 후판이 덤핑 수입되고 있다고 예비 판정하고 덤핑 방지 관세 21.62% 부과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의했다. 최종 판정은 6월쯤 나올 예정이다.


백소용·박유빈 기자,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세종=안용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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