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착취로 국제경쟁서 생존 못 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0일 “인공지능(AI)과 첨단기술에 의한 생산성 향상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창의와 자율의 첨단기술사회로 가려면 노동시간을 줄이고 주 4.5일제를 거쳐 주 4일 근무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창의와 자율이 핵심인 첨단과학기술 시대에 장시간의 억지노동은 어울리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우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장시간 노동 5위로, OECD 평균(1752시간)보다 한 달 이상(149시간) 더 일한다”며 “양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갔다. 노동시간 연장과 노동 착취로는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생존조차 어렵다”고 했다.
이 대표는 “특별한 필요 때문에 불가피하게 특정 영역의 노동시간을 유연화해도 그것이 총노동시간 연장이나 노동 대가 회피수단이 되면 안 된다”며 “‘첨단기술분야에서 장시간 노동과 노동 착취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말 자체가 형용모순”이라고 했다. 이는 사실상 반도체특별법 상 핵심 쟁점인 고소득 연구·개발직의 주 52시간 근무 규제 유연화(화이트칼라 이그젬션) 규정 도입에 반대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도 52시간 규정 논의를 추후 재개하고 나머지 내용이 담긴 반도체특별법을 우선 처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진 의장은 국민의힘이 52시간 규정이 빠진 특별법 처리에 반대할 경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진 의장은 “국민의힘이 입으로만 급하다고 하는 반도체특별법을 미룰 수 없다”며 “정말 시급한 국가의 지원에는 이견이 없으니 먼저 처리하고 여야 및 노사 간 이견이 큰 노동시간 적용 제외 문제는 지속해서 합의되는 대로 처리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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