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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투자 주고받은 트럼프·이시바 “美·日 새 황금시대” [美·日 정상회담]

입력 : 2025-02-09 18:43:30 수정 : 2025-02-09 21:2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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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성명 주요 내용 보니

美, 센카쿠에 안보 조약 적용 확인
日은 대미투자 1조弗로 확대 천명
US스틸 ‘매수 아닌 투자’로 합의

日, 방위비 ‘2배 인상’ 약속했지만
美선 추가 증액 속내 숨기지 않아
‘정상외교 부재’ 韓에 부담 커질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7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취임 후 첫 양국 정상회담에서 안보동맹 강화와 대미 투자 확대를 주고받으며 “미·일 관계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공언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적자 해소, 일본의 방위비 증액 요구를 숨기지 않으며 이시바 총리를 압박했다. 미·일 정상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한 달도 안 돼 직접 만나 양국 현안을 조율해 가는 와중에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 이후 리더십 부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의 소외가 더욱 부각되는 분위기다.

활짝 웃으며 악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2기 정부 출범 뒤 처음으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손을 잡고 활짝 웃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미·일 신황금시대 열 것”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회담 후 공동성명에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견지함과 동시에 미·일 관계의 새로운 황금시대를 추구할 결의를 확인했다”는 문구를 담았다. ‘미·일의 새로운 황금시대’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하는 ‘미국의 황금시대’란 표현을 빌려 양국 간 협력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정상의 이런 선언은 양국 동맹을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전을 위한 초석으로 유지하고 동맹의 억지력과 대처력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토대로 한다. 미국은 일본의 요구에 맞춰 일본과 중국이 영유권 분쟁 중인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가 미·일 안전보장조약의 적용 대상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양국 외교·국방 장관(2+2) 회의 조기 개최, 방위 장비 기술 협력 촉진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 한·미·일, 미·일·필리핀 간 협력 등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 다져진 중층적 네트워크 협력 의사도 밝혔다. 대만해협, 동·남중국해에서의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반대”를 명시한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안보와 관련된 미국의 지지에 일본은 대규모 투자로 화답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의 대미 투자를 1조달러(약 1456조원)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기준 8000억달러(1116조원) 수준인 직접투자액을 더 늘려 미국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뜻이다. 일본의 트럭 제조업체인 이스즈자동차가 미국에 추가로 공장을 짓기로 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두 정상은 양국 간 현안인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 시도에 대해서는 “매수가 아니라 대규모 투자를 하기로 합의했다”며 새로운 방식의 해결 가능성을 시사했다.

◆방위비·무역적자는 난제로 남아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이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지만 방위비 증액, 무역적자 해소 요구는 난제로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관세를 언급하며 조속히 미·일 무역 불균형 해소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일본과 교역에서 1000억달러(146조원)가 넘는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매우 신속하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못박았다. 지난해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는 685억달러(100조원)였지만, 실제보다 많은 액수를 언급하며 양국 간 무역 불균형 상황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일본이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까지 방위비를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와 비교해 2배로 늘리기로 약속했다며 “오늘 협의로 더 올라갈 것”이라며 추가 증액 요구를 숨기지 않았다. 이와 관련,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우리는 많은 (군사) 자산을 보유했지만 무제한 보유한 것은 아니다”며 “동맹국의 더 많은 부담 공유를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위비 분담금, 대미 무역흑자는 한국도 일본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트럼프 2기 시대 동맹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일본과 달리 정상 간 소통이 부재한 한국의 부담은 시간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정부 차원 움직임이 굉장히 제한적이라 우려가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동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한 것은 정상 공백 상태에서도 한국 외교가 물밑 작동했다는 방증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최 연구위원은 “미·일 정상회담 전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외무상이 방한한 것은 한·미·일 3국 협력의 여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미국에 전하고 싶었던 북한 문제 등 화두를 일본을 활용해 전달해 나온 결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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