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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론 연체했어요. 불이익 받나요. ㅠ”…시름 깊어지는 서민들

입력 : 2025-02-09 14:55:05 수정 : 2025-02-09 14: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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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두달 연속 연체율 3.4%
1금융권서 거절되고 카드론 선택
결국 못 갚아…경제 취약계층 ‘비상’

#1. 배달일을 하며 매달 생활비를 해결하는 A씨는 교통사고로 2주 이상 입원하게 됐다. 문제는 돈이었다. 생활비에 병원비도 부족했다. 카드론을 썼고, 결국 연체했다. 언제 일을 다시 시작해 갚을 수 있을지 근심이 커지고 있다. 

 

#2. B씨는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하다 발급받은 신용카드 때문에 요즘 골머리를 앓고 있다. 아르바이트할 때는 돈을 벌어 갚을 수 있었다. 그러나 취업준비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중단한 뒤에도  생각없이 신용카드를 계속 썼다. 부모님께 받은 용돈은 모자랐고, 카드 연체를 막기 위해 현금서비스까지 쓰면서 대출금은 점점 불어났다. 취업해 갚겠다는 계획이지만 뜻대로 일자리가 구해지지 않아 걱정이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신용카드를 쓴 뒤 갚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은행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20년 전 카드 사태 수준으로 높아졌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은 11월 말 3.4%로 집계됐다. 

 

일반은행은 금융지주 아래서 카드 사업을 분사한 시중은행을 제외하고 카드업을 겸영하는 나머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을 말한다. 

 

일반은행 카드 연체율은 2년째 상승 중이다. 

 

2022년 평균 2.0% 수준이었는데, 2023년 2.6%로 올랐다. 

 

올해 들어서는 1월 3.0%를 나타내더니 한 번도 2%대로 낮아진 적이 없다.  2월과 5월, 8월, 10월, 11월 다섯번이나 3.4%를 나타냈다. 

 

특히 10월과 11월 두 달 연속 3.4%를 웃돈 것은 카드 사태 막바지인 2005년 7월 말(3.6%)과 8월 말(3.8%) 이후 20년 만이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카드회사들(KB국민·신한·하나·우리카드)의 연체율은 이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높다.

 

4개 카드사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평균 1.53%로 집계됐다. 2020년 말 1.03%에서 2021년 말 0.80%로 떨어졌으나 2022년 말 1.04%, 2023년 말 1.34%로 상승했고, 지난해 더 올랐다. 

 

하나카드가 1.87%, 신한카드 1.51%, 우리카드 1.44%, KB국민카드 1.31%다. 

서울 시내 한 전봇대에 카드 대출 광고물이 붙어 있다. 뉴스1

카드대출 연체 규모는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국내 카드대출 및 연체 현황’을 보면 8월 말 기준 전업 카드사 8곳의 카드대출 연체 규모는 1조3720억원에 달했다. 

 

8월 말 수치인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연말까지 총대출 규모는 더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출 연체율 증가는 경제 취약계층의 사정이 그만큼 악화했다는 방증이다.

 

고물가로 서민경제가 어려워진 데다, 지난해 1금융권과 저축은행 대출 조건이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대출이 쉬운 카드론·현금서비스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마저도 제대로 갚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저소득층의 부채의존도가 확대되면서 소비가 제약될 우려가 있다”며 “고령층 위주로 부채 축소가 지연되고 있어 은퇴 등으로 소득 감소 시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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