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시간주의 아랍계 지역사회가 팔레스타인인들의 인접 국가 이주 구상을 내놓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는 결과를 보여 모두를 놀라게 한 미시간의 아랍계 밀집 지역 디어본이 충격에 빠졌다.
미시간주의 아랍계 밀집 지역사회는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가자 전쟁 정책에 실망했다는 이유로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고, 이는 경합주 미시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기는 결과로 이어진 바 있다.
6일(현지시간) 폴리티코에 따르면 디어본의 지역언론 아랍아메리칸뉴스의 오사마 시블라니 편집장은 “트럼프가 이런 발언을 한 후 디어본 주민들은 극도의 분노와 실망감을 표출하고 있다”며 ”그는 이 지역 사회를 속여 표를 훔쳤다”고 성토했다. 익명을 요구한 디어본 지역 정계 고위급 인사는 “트럼프에게 투표했거나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실망으로) 선거에 참여하지 않았던 일부 아랍계 미국인들이 ‘우리가 실수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심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시간주, 특히 디어본 지역 일대의 아랍계 지역사회는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 전쟁에서 친이스라엘 정책을 편다며 그를 적극적으로 지지하지 않았다.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는 투표지의 ‘지지후보 없음’(언코미티드•uncommitted)에 표기하는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언코미티드 운동은 지난해 미국 대학가를 강타한 반전 시위로 이어졌다. 디어본의 첫번째 아랍계 시장인 레바논계 미국인 압둘라 하무드 시장은 당시 언코미티드 운동의 핵심 인물이었으며, 끝까지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것을 거부했다.
디어본 주민들을 비롯한 미시간의 아랍계 유권자들 상당수는 결국 대선 본선에서도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고 제3당 후보인 질 스타인에게 표를 던졌다. 일부는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움직임까지 일어났다. 디어본 인근 디어본하이츠의 빌 바지 시장과 햄트램크의 아메르 갈립 시장은 모두 아랍계 미국인인데,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적극 지지하며 그가 중동 평화를 이룰 것이라고 주장했다. 폴리티코는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가자 구상 발표 이후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미시간의 아랍계 주민들이 해리스 전 부통령이 더 나은 대안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디어본의 진보 활동가 아메르 자르는 폴리티코에 “어떤 형태로든 민주당을 반대했던 우리 중 다수는 트럼프가 이런 사람이란 걸 알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 직면할 것을 예상했다”며 “우리는 우리가 이 상황을 초래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해리스를 지지하는 대가로 요구한 것은 단 하나,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말을 해달라는 것”이었다며 “그는 그것조차 하지 않으려 했다”고 지적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것에 책임을 느끼지 않는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가자지구는 이스라엘이 미국에 양도할 것이며, 미국은 세계 최고의 개발팀들과 협력해 신중하고 체계적으로 이 지역을 세계에서 가장 장대한 개발 프로젝트 중 하나로 변모시킬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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