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뮤지컬 ‘적벽’이 3월 국립정동극장 무대에 돌아온다. 2017년 정동극장 초연 후 매번 호평을 받으며 매진행렬을 이어가던 작품이다. 판소리와 뮤지컬이 성공적으로 합쳐진 작품으로 이번 공연은 3년만이다. 박진감 넘치는 무대와 객석을 압도하는 연기로 기다리는 팬들이 많다.
“한나라 말엽 위, 한, 오 삼국 시절에”라는 출연진 외침으로 시작하는 극은 ‘도원결의’ ‘삼고초려’ ‘장판파 전투’ ‘적벽대전’ 등 삼국지 주요 장면을 고스란히 무대에 펼친다. 판소리 ‘적벽가’를 뼈대삼아 현대적 안무·음악이 더해진 무대가 일품이다. 젊은 배우 스물남짓과 대여섯 악사가 90분 동안 질풍노도처럼 연기하며 고대 전장을 누빈다.
고수 북소리에 장단 맞춰 소리꾼 혼자 이끌어가는 전통 판소리와 달리 ‘적벽’은 해설 역할을 맡는 도창은 물론 유비·관우·장비와 조조, 공명, 주유, 조자룡 등 삼국지 주요 인물이 연기 대결을 펼친다.
간결한 무대지만 소리꾼 소리에 조명·영상과 함께 상상력이 보태지면서 놀라운 현장감이 만들어진다. 장비가 장팔사모 하나로 적 대부대를 홀로 막아내고, 조자룡이 유비의 갓 난 아들을 품에 안고 적진을 돌파한다. ‘적벽’ 특유의 흰색, 붉은색 부채는 전장 속 병사들 창과 방패가 되었다가 다시 조조 대군을 불태우는 동남풍에 번지는 불길이 된다.
창의적인 무대 연출이 돋보이는데 오나라 장수 서성과 정봉이 주유의 명령으로 말을 타고 장강을 흘러가는 공명을 추격하는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다. 숨 가쁘게 진행되던 극은 적벽대전 후 살길을 찾아 나선 조조와 패잔병들의 이야기인 군사점고, 새타령, 군사설움 대목에서 깊이가 더해진다. 세상을 굽어보며 오만하던 조조는 무대 한쪽에 쭈그리고 앉아 병사들의 한탄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한다. 영웅 중심의 단선적인 전개에서 벗어나 끊임없는 전쟁에 죽어나는 민초들의 애환과 설움을 풍자와 함께 전하던 판소리 정신이 이어진 대목이다.
정호붕 연출은 “다시 정동극장 무대로 돌아와서 객석을 보니 ‘여기선 정말 적나라하게 작품이 드러나겠구나’하는 기대와 두려움이 있다”며 “음악과 의상 부분을 다시 정리했고 영웅에게만 초점 맞춰진게 불만이었는데 서민들의 생각, 바람, 희망을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게 무엇인지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국립정동극장에서 3월 13일부터 4월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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