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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이 가자지구 장악…'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 것"

입력 : 2025-02-05 17:55:28 수정 : 2025-02-05 23: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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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중동정책 파장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뒤 밝혀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 것”
‘이·팔’ 두 국가 바이든 해법 파기

팔레스타인인 가자 밖 이주
주변국에서 완전 정착 추진
중동 넘어 佛·獨도 강력 반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가자지구 밖 중동 국가에 재정착시킨 뒤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하고, ‘중동의 리비에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사이에서 지켜온 ‘두 국가 해법’을 버리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영구적으로 가자지구 밖으로 이주시키겠다는 뜻이어서 중동 정세에 파장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미국을 방문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이 가자지구를 장악(take over)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가자지구를 소유할 것이며 현장의 모든 위험한 불발탄과 다른 무기의 해체를 책임지고, 부지를 평탄하게 하고, 파괴된 건물을 철거하고, 지역 주민에게 일자리와 주거를 무한정으로 공급하는 경제 발전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자지구의 잠재력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가자지구를 개발하면 중동의 리비에라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리비에라는 해안을 뜻하는 이탈리아어인데, 니스, 칸, 모나코 등 주로 지중해에 면한 프랑스 동남부와 이탈리아 서북부 해안가를 일컫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지구에 미군을 보낼 것이냐는 질문에는 “필요하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격랑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임 후 외국 정상과 첫 회담으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다른 지역에 재정착시켜야 한다면서 가자지구를 개발하면 “중동의 리비에라”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회담 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쟁으로 피난을 떠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제3국에 재정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들이 왜 (가자지구로) 돌아가고 싶어 하겠느냐. 그곳은 지옥”이라고 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 매우 부유한 국가들이 부담하는 돈으로 요르단과 이집트 등 주변국에 팔레스타인인들이 재정착할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동 국가들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5일 외교부 명의 성명을 내고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이라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이스라엘과 수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의 관계 정상화를 중동 평화 계획의 핵심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1기 당시 추진된 ‘아브라함 협정’을 완결짓는 목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에 최대한의 경제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의 각서에도 서명했다.

 

미국의 서방 동맹국들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프랑스 외무부는 성명에서 “강제 이주는 심각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고,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구상이 현실화하면 “또 다른 고통과 증오를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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