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가 막막한 상황에서 큰 도움이 될 거에요.”
충북 청주시에서 아내와 홀어머니, 자녀 4명과 함께 사는 이모(50)씨는 아내의 만성 염증성 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루프스라는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건설 일용직으로 주말에 쉬지 않고 일해고 병원비와 간병비를 충당하기에 역부족이다. 이씨는 대출로 생활비까지 충당하는 악순환으로 우울증까지 찾아왔다.

올해 16살인 첫째는 중학교 입학 후 전교 1~2등과 전 과목 1등급으로 장학금을 받으며 꿈을 키워가고 있다. 하지만 정서 불안과 학업 부진을 겪는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에 늘 마음이 무겁다.
이런 이씨네 가족에게 도움을 주는 이는 다섯 살 터울의 여동생뿐이었다. 매일 왕복 3시간을 오가며 조카를 돌보고 본인 급여로 오빠의 채무를 갚고 새언니의 병간호까지 그에게도 시련이 왔다. 혈액암 판정으로 직장도 그만두고 항암치료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이씨의 아내가 투병 끝에 사망하자 암 진단 사실을 숨기고 여전히 조카들을 돌보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5일 김영환 충북지사와 이민성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 이씨의 가정을 찾았다. 다자녀 위기가정 지원 성금 2000만원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이 자리에서 이씨의 여동생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생계가 막막한 상황에서 지원해 주신 성금이 가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와 공동모금회는 저출생 인구위기 심각성에 대한 도민 공감대 형성과 결혼, 출산, 양육 등 저출생∙인구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해 6월 ‘인구위기 극복, 힘내라 충북! 성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김 지사의 개인 1호 성금을 시작으로 현재 40여개 기업, 단체, 개인이 참여해 3억6000만원의 성금을 모았다.
이 성금으로 이씨 가정을 비롯한 도내 출산∙다자녀 6가정에 2000만원씩 이달 중 지원한다. 지원 가정에는 △근육이 점차 소실되는 듀센근이영양증으로 유전자 치료비를 모금 중인 사랑이(4)네 △결정설 경화증으로 두 차례 응급 뇌수술을 받은 후 재활치료를 받은 지원이(3)네 △쌍둥이 자녀 양육 중 2023년 겹쌍둥이 출산 과정에서 결핵성 척추골절로 하반신 마비를 치료 중인 김모(38)씨네가 있다.
또 △원인불명 뇌 손상으로 쓰러져 배우자 혼자 어린 네 자녀를 양육 중인 김모(50)씨네 △지체 장애를 안고 농사와 축사로 6남매를 키우던 중 화재로 거처를 잃은 강모(48)씨 가정에도 성금을 지원한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전달한 성금이 어려움을 겪는 다자녀 가구에 실질적인 힘이 되길 바란다”며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충북이 될 수 있게 도민들이 체감하는 다양한 저출생 대응정책을 계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