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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우리가 불량국가? 저질 망언”… 美 진정성 테스트

입력 : 2025-02-03 19:40:00 수정 : 2025-02-03 18:2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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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2기 첫 공식 논평 내고
루비오 美국무 발언 직접 비난
“국제법 배치되는 정치적 도발”
통일부 “평화 위협 주체는 북한”

북한이 3일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를 직접 비난하는 첫 공식 논평을 발표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북한을 ‘불량국가’라고 칭하자 “저질적이며 비상식적인 망언”이라고 강력 반발한 것이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화를 원한다면 대북 적대시 정책부터 바꿔 진정성을 보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대변인 담화에서 “최근 미 국무장관 루비오라는 자가 우리 국가를 그 무슨 불량배 국가로 모독하는 망발을 늘어놓았다”며 “주권 존중과 내정불간섭을 핵으로 하는 국제법적 원칙에 전면 배치되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로 간주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 배격한다”고 밝혔다. 또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가 남에 대해 불량하다고 걸고 드는 것”이라며 “얼마나 터무니없는 어불성설인가”라고 힐난했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달 30일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직면한 대외 환경을 설명하며 “이란과 북한 같은 불량 국가(rogue states)도 상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실시된 인사청문회에서도 북한을 불량 국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북한은 당시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번엔 콕 집어 비난을 쏟아낸 것이다.

북한의 달라진 태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발신한 대화 신호가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이 미국에 대한 불신 속에 거듭 대화 전제조건을 내걸며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성을 끊임없이 시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북 적대적 언행부터 중단하지 않으면 트럼프 대통령이 희망하는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은 기대하지 말라는 경고일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지난달 26일 올해 초 치러진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을 일일이 거론하며 이를 비판하는 외무성 담화를 발표해 연합훈련 축소를 대화 전제조건으로 제시했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다. 북한이 전날 조선중앙통신사 논평을 통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기 판매를 문제 삼고, 이날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 명의로 한국 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등을 비판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비난 논평에 트럼프 대통령은 거명하지 않으며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두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통일부 구병삼 대변인은 이날 북한의 대미 비난에 대해 “분명한 것은 국제규범을 훼손하고,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협하는 주체는 북한”이라고 강조했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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