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영혼의 단짝과 대표팀 고별전
경기 이후 깜짝 은퇴식서 눈물도

한국 여자탁구의 간판 신유빈(21·대한항공·사진 오른쪽)이 국제무대에서 이룬 성과는 ‘영혼의 콤비’로 불린 전지희(33·〃 왼쪽)와 함께한 게 많았다. 띠 동갑인 둘은 2019년부터 복식 조로 호흡을 맞췄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세계 최장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따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선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합작했고, 지난해 11월 혼성단체 월드컵에서도 한국의 2회 연속 준우승을 함께했다.
그러나 한국 여자탁구 환상의 복식조는 지난해를 끝으로 결별하게 됐다. 전지희가 태극마크를 반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운명의 장난일까. 신유빈과 전지희가 짝이 아닌 맞상대로 만났다. 3일 열린 전지희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국제대회인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시리즈 2025 싱가포르 스매시 여자단식 본선 1회전에서다.
그동안 세 차례 단식 맞대결에서는 전지희가 2승1패로 앞섰지만, 이번에는 띠 동갑 동생의 승리였다. 신유빈은 전지희를 3-0(11-8 11-6 11-7)으로 완파하며 32강에 안착했다. 신유빈은 경기가 끝난 후 전지희에게 다가가 포옹했고, 둘은 하트를 만들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WTT 사무국은 이후 깜짝 이벤트로 전지희의 은퇴식을 마련했다. 대표팀 동료는 물론 주세혁 대한항공 감독도 참석헸다. 전지희는 “올해는 출전 계획이 없었는데 특별한 초대를 해줘 기뻤다”면서 “유빈과 마지막 경기를 치러 특별하게 느껴졌다”며 눈물을 보였다. 신유빈도 “전지희 선수는 내게 많은 걸 가르쳐줬고, 최고의 파트너였다”면서 “우리는 함께 최고의 결과를 얻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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