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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는 왜 ‘역대급 재능’ 돈치치를 ‘헐값’에 팔아버리는 ‘역대급 바보짓’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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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2-03 13:48:15 수정 : 2025-02-03 14: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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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S) SAN FRANCISCO, CALIFORNIA - DECEMBER 15: Luka Doncic #77 of the Dallas Mavericks reacts during their game against the Golden State Warriors at Chase Center on December 15, 2024 in San Francisco, California. The Dallas Mavericks are sending star guard Luka Doncic to the Los Angeles Lakers for Anthony Davis in a stunning three-team NBA trade reported on February 1, 2025, by ESPN. The deal will see Slovenian star Doncic, a 25-year-old five-time All-Star who led the Mavericks to the NBA Finals last season, join forces with 40-year-old superstar LeBron James in Los Angeles. (Photo by EZRA SHAW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AFP)/2025-02-02 18:53:38/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동유럽 슬로베니아가 낳은 ‘농구 천재’ 루카 돈치치(26)는 1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유로리그를 평정했다. 이후 2018 미국 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해 전체 3순위로 애틀랜타 호크스의 지명을 받았다. 돈치치의 재능을 탐낸 댈러스 매버릭스가 5순위로 뽑은 트레이 영과 2019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대가로 돈치치를 데려왔다. 돈치치의 ‘댈러스 시대’의 시작이었다. 

 

유럽을 평정한 재능은 NBA에서도 곧바로 통했다. 데뷔 첫해인 2018~2019시즌 경기당 평균 21.2득점 7.8리바운드 6.0어시스트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으로 신인왕을 수상했다. 이듬해 경기당 평균 28.8득점 9.4리바운드 8.8어시스트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성적으로 올-NBA 퍼스트팀에 선정됐다. 불과 2년 만에 NBA 최고의 5명에 선정된 것이다. 이후 돈치치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매 시즌 최고의 성적을 냈고, 지난 2023~2024시즌 33.9득점 9.2리바운드 9.8어시스트까지 다섯 시즌 연속으로 올-NBA 퍼스트팀 선정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했다. 여기에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댈러스를 NBA 파이널 무대까지 끌고 갔다.

 

Luka Doncic #77 of the Dallas Mavericks handles the ball against Anthony Davis #3 of the Los Angeles Lakers in the first half of the game at American Airlines Center on February 26, 2023 in Dallas, Texas. The Dallas Mavericks welcomed Anthony Davis to the franchise on February 2, 2025, following the blockbuster deal that will see Luka Doncic move to the Los Angeles Lakers in one of the most jaw-dropping trades in NBA history. (Photo by Ron Jenkins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AFP)/2025-02-03 05:36:21/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돈치치가 댈러스와의 동행을 계속하며 언젠가 정규리그 MVP를 수상하고 파이널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것을 의심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그랬던 돈치치가 하루아침에 댈러스 유니폼을 벗게 됐다. 선수 가치로 NBA를 통틀어 다섯 손가락 안에, 아니 세 손가락 안에 들 수 있는 돈치치를 댈러스가 팔아버린 것이다. 그것도 아주 헐값에 팔아버렸기에 미국 전역은 트레이드의 충격파가 이틀째 계속 되고 있다.

 

Dozens of fans gather near a coffin and tribute to Dallas Mavericks' Luka Doncic as they take a moment of silence outside the American Airlines Center after Doncic was traded to the Los Angeles Lakers, Sunday, Feb. 2, 2025, in Dallas. (Elias Valverde II/The Dallas Morning News via AP)

댈러스는 지난 2일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와 유타 재즈까지 참여하는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돈치치를 레이커스로 보내버렸다. 돈치치의 주요 트레이드 파트너는 NBA 최정상급 빅맨 앤서니 데이비스다.

 

댈러스는 레이커스로부터 데이비스와 포워드 자원 맥스 크리스티, 레이커스의 2029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는다. 대신 레이커스는 돈치치와 스트레치형 빅맨 막시 클리버, 포워드 마키프 모리스를 받는다. 유타는 레이커스로부터 제일런 후드-쉬피노와 LA클리퍼스의 2025년 2라운드 지명권과 댈러스의 2025년 2라운드 지명권을 받는다.

 

돈치치는 1999년생으로 아직 20대 중반에 불과하다. 향후 10년은 리그 최정상급의 포인트 가드이자 메인 득점원으로 활약하며 팀 공격을 이끌 수 있는 선수다. 데이비스가 아무리 리그 최정상급의 공수겸장 빅맨이라도 해도 1993년생으로 어느덧 30대에 접어든 선수인 데다 부상이 많은 ‘유리몸’이기에 댈러스의 막대한 손해가 따르는 트레이드라는 현지 평가다.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NBA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빅딜”이라 평가하며, 레이커스에게는 트레이드 학점으로 ‘A++++++++++++’을 준 반면 댈러스에게는 거의 모든 매체가 만장일치로 ‘F’ 학점을 주고 있다. 

Feb 2, 2025; Dallas, Texas, USA; Dallas Mavericks fans leave notes and memorabilia before the game between the Dallas Stars and the Columbus Blue Jackets at American Airlines Center to protest the trade of Mavericks point guard Luka Doncic to the Los Angeles Lakers. Mandatory Credit: Jerome Miron-Imagn Images/2025-02-03 13:25:56/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댈러스 팬들도 트레이드 발표에 단단히 뿔이 난 모양이다. 홈 구장인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센터에 모여들어 돈치치의 유니폼으 버리며 “팀을 팔아라”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댈러스 팬들의 분노는 충분히 이해가 되는 처사다. 실제로 2019년에 LA클리퍼스가 폴 조지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5장의 1라운드 지명권에 셰이 길저스-알렉산더를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게 보낸 바 있다. 피닉스 선즈도 케빈 듀란트를 영입할 때 미칼 브릿지스와 카메론 존슨이라는 핵심 선수 2명에 4장의 1라운드 지명권 다발을 브루클린 네츠에게 안겼다.

 

당장 3일 새크라멘토가 올스타 포인트 가드 디애런 팍스를 샌안토니오로 보내면서 올스타 슈팅가드 잭 라빈에 1라운드 지명권 3장, 2라운드 지명권 3장을 챙겼다. 데이비스가 라빈보다 더 높은 가치의 선수라고 해도 돈치치보다는 아직 몇 수 아래인 팍스를 팔면서도 지명권 다발을 챙긴 새크라멘토에 비해 댈러스가 받은 반대급부는 너무나 초라하다. 조지나 듀란트, 팍스의 리그 내 위상보다 돈치치가 훨씬 위임을 감안할 때 댈러스가 데이비스에 1라운드 지명권 단 한 장을 받은 것은 댈러스의 치명적인 실책, 더 나아가 역대급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만한 트레이드라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Ryan Safdarinia, left, and Lillian McCall hold signs reacting to the news that the Dallas Mavericks traded Luka Doncic to the Los Angeles Lakers outside the American Airlines Center, Sunday, Feb. 2, 2025, in Dallas. (Elias Valverde II/The Dallas Morning News via AP) MANDATORY CREDIT; NO LICENSING EXCEPT BY AP COOPERATIVE MEMBERS/2025-02-03 13:26:11/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그렇다면 댈러스는 왜 막대한 손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돈치치를 급하게, ‘헐값’에 팔아넘겼을까. 이번 트레이드를 주도한 니코 해리슨 댈러스 단장은 “나는 수비가 우승의 핵심이라고 믿는다”며 “수비 마인드를 갖춘 ‘올 디펜시브 센터’인 데이비스는 우리에게 더 좋은 기회를 줄 것이다. 지금 당장은 물론 향후 우승을 위한 팀을 만들 것”이라고 트레이드 추진 배경을 밝혔다.

 

공격에 온힘을 쏟는 돈치치가 수비에서는 다소 약점을 보이는 선수여도 해리슨 단장의 해명은 뭔가 석연찮다. 해리슨 단장을 비롯해 구단 수뇌부가 돈치치의 미래를 그리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돈치치는 매년 ‘체중 이슈’가 불거져 나오고 있다. 매년 비 시즌동안 지나치게 몸이 불어서 훈련장에 나타나는 돈치치를 두고 “워크에식이 부족한 선수”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기도 했다. 신장에 비해 다소 많이 나가는 체중으로 인해 매년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사는 돈치치다. 올 시즌에도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인해 22경기 출전에 그치고 있는 돈치치다.

 

Feb 2, 2025; Dallas, Texas, USA; Dallas Mavericks fans leave notes and memorabilia after the game between the Dallas Stars and the Columbus Blue Jackets at American Airlines Center to protest the trade of Mavericks point guard Luka Doncic to the Los Angeles Lakers. Mandatory Credit: Jerome Miron-Imagn Images/2025-02-03 13:18:24/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여기에 올 여름이 되면 댈러스는 돈치치에게 ‘슈퍼 맥스’ 계약을 안겨야 한다. NBA는 원소속팀과의 계약이냐 아니냐에 따라 받을 수 있는 돈이 달라진다. MVP 수상이나 올-NBA팀 선정 등의 수상 경력이 있으면 팀에서 받을 수 있는 최고 대우, 이른바 ‘슈퍼 맥스’ 계약을 맺게 된다. 댈러스에서 데뷔한 돈치치는 올 여름 5년 3억4500만달러의 슈퍼 맥스 계약이 가능했다. 댈러스가 매년 체중 이슈와 각종 부상에 시달리고, 수비적 약점이 뚜렷한 돈치치에게 슈퍼 맥스 계약을 주기 싫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돈치치는 레이커스로 이적하게 되면서 슈퍼 맥스 계약 권리가 사라졌다. 올 여름 레이커스와 맺을 수 있는 계약 최대규모는 4년 2억2800만달러로 줄어들게 됐다.

 

(FILES) CHARLOTTE, NORTH CAROLINA - JANUARY 27: Anthony Davis #3 of the Los Angeles Lakers runs the court during the first half of the game against the Charlotte Hornets at Spectrum Center on January 27, 2025 in Charlotte, North Carolina. The Dallas Mavericks are sending star guard Luka Doncic to the Los Angeles Lakers for Anthony Davis in a stunning three-team NBA trade reported on February 1, 2025, by ESPN. The deal will see Slovenian star Doncic, a 25-year-old five-time All-Star who led the Mavericks to the NBA Finals last season, join forces with 40-year-old superstar LeBron James in Los Angeles. (Photo by Jared C. Tilton / GETTY IMAGES NORTH AMERICA / AFP)/2025-02-02 18:25:03/ <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돈치치가 레이커스에 합류하게 되면서 르브론 제임스와 루카 돈치치라는 NBA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슈퍼스타 간의 만남이 성사됐다. 레이커스로서는 1984년생으로 어느덧 마흔이 넘은 르브론의 은퇴 이후, 이른바 ‘포스트 르브론 시대’를 이끌어갈 기수로 돈치치를 아주 헐값에 영입하게 된 셈이다.

 

종아리 부상으로 재활 훈련을 수행하고 있는 돈치치는 9일(한국시간)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리는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홈 경기에서 레이커스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이제는 ‘레이커스맨’이 된 돈치치의 행보는 어떻게 진행될까. 돈치치가 자신을 둘러싼 부상 이슈를 떨쳐내고 부상 전의 기량을 회복한다면 이번 트레이드는 댈러스의 ‘역대급 바보짓’으로 판명나게 될 것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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