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간밤 3% 급락하며 1억5400만원대를 반납했다. 이더리움과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들도 10%씩 폭락하며 무너졌다. 트럼프발(發) 관세 쇼크로 글로벌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탓으로 풀이된다.
3일 오전 8시4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0.57% 떨어진 1억5391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2.12% 하락한 1억5399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3.24% 빠진 9만7521달러를 나타냈다.
시가총액(시총) 2위 이더리움 낙폭은 더 컸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6.39% 하락한 451만원을, 업비트에서는 7.36% 떨어진 451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8.57% 빠진 2860달러에 거래됐다.
시총 상위권 알트코인들도 줄줄이 무너졌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 기준 리플은 -12.40%, 솔라나는 -5.58%, 도지코인은 -14.61%, 카르다노(에이다)는 -11.73%, 트론은 -8.34% 각각 떨어졌다.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은 8%대로 올라섰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그만큼 과열됐음을 나타낸다. 김치프리미엄은 통상 5%만 돼도 높은 수치로 간주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50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8.14%다.
가상자산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등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급락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트럼프 취임 이후 특별한 호재가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통상 분쟁에 대한 긴장감이 커지자 위험자산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1일(현지시간) 국제 비상 경제 권법(IEEPA)에 따라 해당국들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오는 4일부터 캐나다산 물품에 25%(석유와 천연가스는 10%), 멕시코 모든 제품에 25%, 중국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가 각각 부과된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즉각 반발하며 '보복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가상자산 애널리스트 스큐는 "관세 갈등이 얼마나 심화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 혼란이 단기적으로 불가피하다"며 "이번 관세 조치가 최종 수준이 아닐 수 있다. 보복 관세로 시장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관세 쇼크가 궁극적으로 비트코인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제프 파크 비트와이즈 알파 전략 책임자는 이날 코인텔레그래프를 통해 "트럼프가 촉발시킨 관세 전쟁이 장기적으로 비트코인 가격을 상승 시킬 것"이라며 "관세 전쟁으로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심화할 경우 전세계적으로 통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의 무역 상대국에서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치 저장 자산을 찾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44점을 기록하며 '공포(Fear)'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60·탐욕)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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