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사고’ 레이건 공항 헬기 비행 제한
“관제시설 91% 인력 부족 시달려” 지적
운항 안전 공지 전산시스템도 문제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여객기와 헬기가 공중 충돌 후 추락해 탑승자 67명이 숨진 지 불과 이틀 만에 필라델피아에서도 소형 항공기가 추락하자 미국 사회가 애도 속에서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셰렐 파커 필라델피아 시장은 1일(현지시간) 사고 현장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발생한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발생한 의료수송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항공기에 탑승했던 6명 외에 추락 지점 인근 지상에 있었던 1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최소 19명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지상 피해자 수는 늘어날 수 있다고 파커 시장은 말했다.
필라델피아시 발표에 따르면 ‘리어젯 55’(Learjet 55) 기종의 에어 앰뷸런스가 미 동부시간 전날 오후 6시10분쯤 필라델피아시 동북부의 ‘루스벨트 몰’ 상업지구 인근 도로에 추락해 탑승자 6명 전원이 사망했다. 탑승자는 모두 멕시코 국적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달 29일 미국 워싱턴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 근처에서 여객기와 군용 헬기가 충돌한 후 추락해 67명이 숨진 지 이틀 만에 항공기 사고가 다시 발생하면서 미국 사회가 비상이 걸렸다.
미 연방항공청(FAA)과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추락 사고가 발생한 워싱턴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일대에 헬기 비행 제한 조처를 내렸다.
여객기와 공중 충돌한 미 육군 헬리콥터는 사고 당일 비상사태를 상정한 정부 고위인사 대피를 위한 비밀훈련을 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육군 발표에 따르면 사고 헬리콥터의 기종은 ‘UH-60 블랙호크’로 나타났다.


미국의 항공 관제시설이 전반적인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월 초 기준, 관제탑을 포함한 미국 항공 관제시설 313곳 중 91%(285곳)가 FAA의 권장 인력배치 기준을 밑돌았다고 보도했다. 이 중 시설 73곳은 인력 4분의 1이 결원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 JFK 공항과 라과디아 공항 등 대형 국제공항의 항공 교통을 관리하는 뉴욕 롱아일랜드의 관제시설 두 곳은 인력 40%가 부족한 상황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미 교통부는 이날 미국 내 비행사들에게 운항 관련 안전 공지를 보내는 ‘노탐’(NOTAM·Notice to Air Missions) 전산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일부 항공편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히면서 항공기 탑승 불안감을 키우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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