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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AI ‘딥시크’… “AI의 스푸트니크” [뉴스 투데이]

입력 : 2025-01-30 18:43:06 수정 : 2025-01-30 21: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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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인공지능 쇼크

월가 “개발 비용, 메타 10% 미만”
일부 성능테스트 오픈AI ‘o1’ 앞서
출시 1주 만에 앱 다운로드 1위에
美 IT 업계 충격… 주식시장 출렁

오픈AI 데이터 무단 수집 등 조사
美 해군 “어떤 용도로도 사용 금지”

인공지능(AI) 열풍 속 역대급 호황을 이어가던 미국 정보기술(IT) 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중국산 AI인 딥시크가 예상을 뛰어넘는 성능과 경제성으로 미국이 AI 산업에서 독주 중이 아님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과거 냉전시대 옛 소련이 세계 최초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쏘아 올려 우주개발 경쟁을 촉발한 것처럼 딥시크 돌풍이 ‘AI의 스푸트니크와 같은 순간’이 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딥시크가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산 대표 AI인 챗GPT를 제치고 다운로드 1위에 오르며 충격파가 본격화됐다. 20일 딥시크가 추론 AI 모델인 딥시크-R1 시리즈를 출시한 지 일주일 만에 시장에서 챗GPT의 존재를 위협하는 위치까지 도달한 것이다. 앞서 딥시크-R1은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추론 AI 모델 ‘o1’보다 앞선 것으로 나타나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전 세계 AI업계를 놀라게 했다.

29일(현지시간) 프랑스 툴루즈에서 선보인 중국의 대형언어모델(LLM)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의 로고 모습. 딥시크 측은 오픈AI나 메타 등의 최신 AI모델에 비해 훨씬 더 적은 개발 비용을 투자해 AI챗봇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툴루즈=AFP연합뉴스

여기에 딥시크가 오픈AI나 메타 등의 최신 AI모델에 비해 월씬 더 적은 개발 비용이 투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파문은 훨씬 커졌다. 딥시크의 AI 모델 개발에 정확히 얼마의 비용이 들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월가 투자회사 제프리의 애널리스트들은 딥시크의 최근 버전의 경우 “개발 비용이 560만달러(약 80억5000만원)에 불과하다”고 추정하면서 “이는 메타가 라마에 쓴 비용의 10%도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딥시크가 만든 파장은 AI 호황을 통해 유지되던 미 주식시장을 대혼돈에 빠뜨렸다. 27일 기술기업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하루 만에 3.07% 하락했다. AI 업계 대표 기업인 엔비디아의 경우는 무려 주가가 16.97%나 폭락했다.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나스닥과 엔비디아 주가 모두 다소 진정되긴 했지만 꺼지지 않을 것만 같았던 미국 AI 산업의 기세는 한풀 꺾인 모양새다. 더 이상 미국이 AI 기술 경쟁에서 독주 중이 아니었다는 것이 드러난 탓이다.

특히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정부의 전폭 지원 속 딥시크를 만들어낸 중국의 AI 역량을 전 세계가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 캐피털리스트 마크 앤드리슨은 엑스(X·옛 트위터)에 딥시크 돌풍이 “AI의 스푸트니크와 같은 순간”이라며 위기에 몰린 미국이 AI에 대한 투자와 중국 견제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예상대로 견제가 빠르게 본격화되고 있다. 29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딥시크가 AI 모델 훈련을 위해 오픈AI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딥시크의 성과 발표 이후 이들이 달성해낸 엄청난 경제성이 오픈AI의 데이터를 무단 도용한 덕분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보다 더 강력한 대중국 AI칩 수출 규제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소식통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엔비디아의 AI칩 규제 대상을 저사양 제품인 H20칩까지 확대할 것을 논의 중이다.

미국 해군이 딥시크 사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미국 CNBC에 따르면 미 해군은 지난 24일 전체 대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딥시크의 AI에 대해 “모델의 근원과 사용에 관한 잠재적 보안 및 윤리적 우려”가 있다며 “어떤 용도로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공지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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