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에 차례를 지내겠다는 응답이 절반 이하인 48.5%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에 설 차례상을 준비하는 비용이 역대 최고치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일찌감치 차례를 포기한 사례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올해 설날 연휴가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6일간 이어지면서 해외여행 수요가 지난해보다 급증하는 추세다. 제주항공 참사가 있었고 온가족이 모이는 명절이지만 모처럼 긴 연휴에 가족과의 만남은 잠시 뒤로 미루거나 또는 함께 여행을 택한 이들이 늘은 것이다.
20일 농촌진흥청이 수도권(서울, 경기, 인천) 소비자 패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5년 설 명절 농식품 소비 행태 변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차례용 농산물 구매는 줄이는 대신 가족들이 먹을 일반 농산물 구매는 늘리겠다는 소비자가 많았다.
설 명절에 평소보다 다양한 종류의 식품을 넉넉히 구매해 가족과 함께 즐기는 자가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에 차례를 지내겠다는 가구는 48.5%로 지난해와 비슷했다. 또 응답자 60%는 지난해와 같은 양의 차례용품을 구매하겠다고 답했다.
과일류는 사과(46.8%)와 배(43.4%), 축산물은 국내산 소고기 갈비(22.2%)와 국내산 소고기 등심(14.8%) 순으로 구매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과일(32.0%), 축산물(25.4%) 모두 지난해보다 적게 구매하겠다고 밝혔다.
과일이나 축산물을 구매할 때도 대형마트나 슈퍼마켓보다 전통시장이나 전문점, 온라인몰을 찾겠다는 비중이 지난해보다 높았다. 그 이유로 가격 절감(49.7%), 접근 편리함(24.9%), 품질 향상(15.5%) 등을 꼽았다.
하두종 농진청 농산업경영과장은 "고물가와 경제적 부담 등의 이유로 저가형 농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경향을 반영해 신수요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설날 연휴기간 해외여행 수요도 늘었다.
지난 15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날 연휴(1월25일~30일) 해외 항공권 예약은 전년 연휴(2월9일~12일)와 비교해 약 두 배 이상 늘었다.
증가세를 보면 동남아는 4배, 일본은 1.5배, 그외 지역도 평균 1~1.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패키지여행 수요 역시 긴 휴일로 총예약량이 늘었다. 지역별로 보면 '일본'과 '베트남' 비중이 컸지만, 유럽 등 장거리 여행지에 대한 수요도 늘었다.
이런 분위기는 다른 여행사도 마찬가지다.
올해 설 명절의 경우 하루 연차를 쓰면 최장 9일까지 쉴 수 있는 만큼 유럽을 중심으로 장거리 여행지 선호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설 명절 연휴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신규 예약이 더 늘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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