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취임을 앞두고 ‘반(反)트럼프’ 인사들의 실명을 비속어와 함께 거론하면서 이들과 함께 일했던 사람들에 대한 인사 추천을 받지 않겠다고 못박았다. 이른바 ‘미국판 연좌제’다.
트럼프 당선인은 16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시간, 비용, 그리고 노력을 절약하기 위해 저희에게 다음과 같은 사람들을 보내거나 추천하지 않으시면 감사하겠다“며 “찰스 코크가 이끄는 ‘번영 없음’을 위한 미국인들(Americans for No Prosperity), 바위만큼 멍청한(Dumb as a Rock) 존 볼턴, 새대가리(Birdbrain) 니키 헤일리, 마이크 펜스, 배신자적 전쟁광들인 딕 체니와 그의 정신이상자(Psycho) 딸 리즈, 밋 롬니, 폴 라이언, 마크 밀리, 제임스 매티스, 마크 에스퍼와 일했거나 이들의 지지를 받은 사람들, 그리고 흔히 TDS(트럼프 증후군)로 알려진 트럼프 혐오증에 시달리는 다른 사람들“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당선인이 단순히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만 인사에서 배제하는게 아니라 이들과 함께 일한 사람들과도 일하지 않겠다고 공개 선언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MSNBC는 “이는 당파적인 충성심에 대한 다소 왜곡된 접근 방식을 반영한다”며 ”당신이 자격을 갖췄든, 경험이 많든, 평생 공화당원으로서 트럼프의 대선 캠페인을 지지했든, 미국 국민이 당신의 공공서비스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트럼프 개인에게 충분히 충성스럽지 않다고 여겨지는 공화당원과 연관되어 있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코크 인더스트리 회장인 찰스 코크는 공화당 성향이지만 경선 과정에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를 지지했다. 존 볼턴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트럼프 당선인과 북미협상 등 주요 외교 사안에서 사사건건 대립했으며 결국 트럼프 당선인과 결별한 뒤 저서, 인터뷰 등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즉흥적이고 독단적인 외교 정책 결정 과정을 폭로한 바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그와 경선에서 경쟁했으며, 이후 대선 본선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음에도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신세가 됐다.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은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해 트럼프 당선인의 심기를 거슬렀고, 딕 체니 전 부통령과 그의 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은 오랜 공화당원임에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
밋 롬니 상원의원은 트럼프 당선인이 처음 대선후보가 됐던 2016년 전인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였는데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하지 않았다. 폴 라이언 전 하원의장은 롬니 의원이 대선에 출마할 당시 그의 러닝메이트였으며 하원의장 시절 트럼프 당선인과 반목했다.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트럼프 1기에서 트럼프 당선인에게 ‘쓴소리’를 자주했고,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도 트럼프 당선인에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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