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의사도 7042명→4463명
의대증원·‘처단 포고령’ 반발
2025년 전공의 모집도 쉽지 않아
3594명 모집에 314명만 지원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후 의·정갈등이 10개월째 이어지면서 서울 주요 ‘빅5’ 병원의 전체 의사 중 전공의 비중이 39%에서 5%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빅5 병원 전체 전공의 수는 238명이다. 이는 지난해 2742명의 8.7%에 불과하다. 빅5 병원 전체 의사 인력도 4463명으로, 2023년(7042명)에 비해 급감했다. 이 결과 빅5 병원 전체 의사 중 전공의 비율은 지난해 38.9%에서 올해 5.3%로 줄었다.

빅5 중 삼성서울병원의 전공의는 지난해 525명에서 올해 46명이 됐다. 서울대병원은 740명에서 70명으로, 세브란스병원은 612명에서 49명, 서울아산병원은 578명에서 35명, 서울성모병원은 287명에서 38명으로 각각 줄었다.
빅5 병원의 전공의 비율은 서울대병원이 지난해 46.2%로 가장 높았지만 올해 7.5%로 감소했다. 삼성서울병원은 38.0%에서 5.2%, 세브란스병원은 40.2%에서 5.1%, 서울아산병원은 34.5%에서 3.2%, 서울성모병원은 33.5%에서 6.4%로 전공의 비율이 크게 줄었다.
전공의는 내년에도 턱없이 부족할 전망이다. 내년 3월 수련을 시작하는 전공의(레지던트 1년 차)는 3594명 모집에 8.7%만 지원했다. 의·정갈등 외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시 포고령에 ‘전공의 처단’ 문구가 포함되면서 반발이 확산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빅5 병원에는 68명만 지원했다. 수도권 수련병원에는 193명, 비수도권 병원에는 121명이 지원했다.

공중보건의사들은 의대생들의 현역 입대가 늘어 공보의·군의관 등도 부족해 진짜 의료공백이 올 것이라며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이날 호소문에서 “현역 입대한 의대생은 8월에 1000명을 넘었고, 의대생 2469명을 대상으로 7월 실시한 설문에서 70.5%는 현역 복무를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며 “더 이상 대한민국에 공보의는 없을 것이고 전공의 (현역) 입대가 시작되면 군 의료자원도 없다”고 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국 37개 의대에서 1059명이 군 휴학 허가를 받았다. 군 휴학 허가가 지난해 162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의대 증원에 반발해 수업을 거부하고 현역 복무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공보의들은 내년도 의대 모집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올해 병원을 떠난 전임의(펠로)들은 2025학년도 의대 모집 중지와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했다. 사직 전임의 151명은 이날 성명에서 “윤 대통령과 정부는 헌정 질서 파괴를 중단하고 대한민국 의료를 정상화하라”며 이같이 요구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43대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설명회를 열고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협의회장,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 회장, 최안나 의협 대변인 등 후보 5명의 각오 등을 확인했다. 후보들은 각자 회장으로서 포부 외에 ‘의대 모집 중지’, ‘정부 의료개혁 저지’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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