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내년도 예산안 합의 처리 하기를”
비상계엄 반대 후 사퇴하려는 최 부총리 만류
“경제사령탑 있어야 대외적으로 심리 안정”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퇴를 만류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비상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낸 후 사퇴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10일 오전 한은을 방문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과 만나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 상황과 별개로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와 여야가 협력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면서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내 경제 프로세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의원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길어지면 우리 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을 거듭 피력했고, 이 총재도 큰 틀에서 공감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재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일 심야에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F4 회의) 뒷얘기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부총리가 계엄 선포 전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강하게 제시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왔고, 사의를 표시하려 한 것을 이 총재가 만류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당시 최 부총리에게 ‘경제 사령탑이 있어야 대외적으로 심리가 안정이 된다’고 사의를 만류했다”고 밝혔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야당이 제안한 ‘여야정 3자 비상경제 점검회의’와 관련, “협의체가 구성되면 정부는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 부총리와 이 총재는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심야부터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매일 오전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열고 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