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하면서 본청에 진입했던 계엄군이 약 한 시간 만에 철수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4일 오전 1시 13분경 "본청 건물에 진입했던 군인들이 모두 철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날 국회는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계엄군은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오후 10시 24분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직후, 4일 오전 12시께 국회 경내에 도착해 본청 진입을 시도했다. 본청 출입문 곳곳에서는 민주당 보좌진 수십 명이 계엄군을 막아서며 약 40분간 긴장감 넘치는 대치가 이어졌다.
출입문을 봉쇄하기 위해 보좌진과 국회 관계자들은 나무 문짝, 대형 화분, 책상, 의자 등을 동원해 본청 1층과 2층 주요 출입구를 차단했다.
그러나 계엄군은 외부에서 2층 국민의힘 당 대표실로 연결된 유리창을 깨고 강제 진입을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당직자들이 소화기를 분사하며 양측 간에 격렬한 충돌이 발생했다.
계엄군은 12시 45분경 로텐더홀까지 진입했으나, 본회의장 내부까지는 들어가지 못했다. 같은 시각 우원식 의장은 본회의를 열고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상정했다.
국회 본청 1층 출입문 인근에서는 최루탄이 터진 흔적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의 혼란스러움을 방증했다.
한편,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여야 지도부가 손잡는 모습을 보였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본회의장에서 손을 맞잡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두 사람은 각각 "위헌적이고 위법적 처사", "국민과 함께 계엄령을 막아내겠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국회 안팎에서 초당적 협력을 다짐했다.
계엄군 철수로 국회 본청은 일단 안정을 되찾았지만, 정치적 긴장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비상계엄에 투입됐던 병력이 이날 오전 4시 22분부로 원소속 부대로 복귀했다고 밝혔다.
합참은 "현재까지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으며, 대북 경계 태세는 이상 없다"고 덧붙였다. 합참의 발표 직전 윤 대통령은 담화에서 "계엄 사무에 투입된 군을 철수시켰다"며 "국무회의를 통해 계엄을 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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