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국가/ 우석훈/ 레디앙/ 1만8000원
경제학자인 저자는 동서고금을 통해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한민국의 급격한 출생아 수 감소 흐름을 어디에선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방어하지 못하면, 한국의 인구는 20% 수준인 ‘천만국가’를 유지하기도 어려울 것이며, 그럴 경우 정말 나라가 ‘망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 같은 급격한 출생률 감소는 지금까지 다양하게 분석된 것처럼, 경제 불평등과 가난의 세습화, 저임 불안정 고용의 확산, 출산과 육아 지원 제도의 미비와 기존 제도 활용의 어려움, 극심한 사회적 경쟁에 따른 영유아 육아 비용과 청소년의 사교육비 부담 증가, 소득 대비 턱없이 높은 주거비용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혀 왔다.
저자는 이런 모든 변수를 포함한 그 이상의 것이 있으며, 인구 문제는 사회경제적 요인을 넘어서 ‘문명’ 차원에서 분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회경제적 요인에 더해, 자본이 귀하고 인력이 넘쳐나던 시기의 유물인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문화, 그리고 각자도생을 위한 극심한 경쟁 체제가 지속되면서 형성된 사회적 혐오와 배제 정서가 깔려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또한 인구 문제는 모두의 문제이면서, 아무의 문제도 아닌, 즉 해결 주체가 없는 의제라서 풀기가 어렵다며 우리 사회가 해법 모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대안을 마련해야 천만국가를 유지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천만국가에서 새로운 균형과 안정을 찾을 수 있으려면, 지금부터라도 문명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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