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학교, 학생들에게 SNS나 유튜브에 게시된 영상 내리도록 요청한 적 없다”
국내 유명 사교육업체 메가스터디그룹의 손주은 회장이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일부 발언은 성적 수치심을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을 받으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22일 대구의 한 종교시설에서 열린 A 고등학교 1~2학년 학생 500여 명을 대상으로 약 1시간 30분간 진행된 특강에서 "공부해서 남 주자"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러나 강연 중 인구 감소 문제를 언급하며 한 발언이 문제로 떠올랐다.
그는 "농담 삼아 하는 말이지만 뼈 있는 이야기"라며 "10대가 출산하면 대학 입시 특별전형으로 대학 진학의 문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애를 안 낳으면 대한민국이 유지될 수 없다. 대학 가는 것보다 애 낳는 게 더 중요하다. 특히 여학생들은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뿐만 아니라 손 회장은 자신의 과거 과외 학생을 언급하며 "공부를 못하면 성매매 여성보다도 못한 삶을 살게 될 수 있다"는 식의 비유를 사용해 학생들에게 충격을 줬다. 그는 과거 제자에게 했던 말을 재현하며 "○○는 노리개가 되면 화대라도 받지만, 공부 못 하면 돈을 갖다 바치는 인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강 후 학생들은 강한 불쾌감을 표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한 학생은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발언은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며 "공부 못하는 여학생은 쓸모없다는 식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고등학생 엄마·아빠를 장려하는 듯한 발언에 황당했다"고 토로했다.
학부모들도 학교에 항의하며 문제를 제기했다. 한 학부모는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가치관을 주입하는 강연을 허용한 학교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메가스터디그룹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미래 세대의 의식 변화를 촉구하고 공부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바꾼 사례를 공유하려는 의도였다"며 "의도와 다르게 불편함을 느낀 표현이 있었다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일부 학생들에게 '메가스터디 법무팀이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내용의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협박성으로 받아들여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 학생은 "법적 대응 메시지가 공지돼 학생들이 위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메가스터디 측은 이에 대해 "해당 학교와 학생들에게 SNS나 유튜브 등에 게시된 영상을 내리도록 요청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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