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시 "정치는 합의" 중도우파 측 인사도 중용 예고…중남미 연쇄적 좌파정부 '핑크타이드' 강화
24일(현지시간) 치러진 남미 우루과이 대통령선거에서 중도좌파 '광역전선'(FA) 소속 야만두 오르시(57) 후보가 당선됐다.
우루과이 선거법원에 따르면 양자 대결로 펼쳐진 대선 결선 투표 종료 후 2시간여 뒤인 오후 9시 55분 기준 오르시 후보는 개표율 81.26%에서 49.02%를 득표해, 46.74%의 중도우파 여당 국민당('백당')의 알바로 델가도(55)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오르시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달 1차 투표에서도 1위에 오른 바 있다.
이날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오르시 당선인이 신승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델가도 후보는 패배를 승복하면서 "오르시 대통령 당선인을 도와 더 나은 우루과이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루이스 라카예 포우(51) 대통령 역시 오르시를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부르면서 축하의 말을 전했다.
우루과이는 중남미에서 정치·경제적으로 가장 안정된 나라로 꼽힌다.
현지에서 '쟈만두'(이름 야만두의 남미식 발음)라고 부르는 오르시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높아진 범죄율 때문에 가장 큰 사회문제로 인식되는 치안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빈곤층에 대한 복지 확대와 청렴한 정책 결정 프로세스 확립도 약속했다.
청빈함으로 잘 알려진 같은 당 호세 무히카(89)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수시로 표했던 오르시 대통령 당선인은 특히 "정치의 본질은 합의"라며 중도우파 측 인사까지 내각에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현지 일간 엘파이스는 보도했다.
우루과이 군사 독재(1973∼1985년)를 계기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오르시 대통령 당선인은 수도 몬테비데오에 이은 인구 밀집지역인 카넬로네스주(州) 행정을 2015년부터 최근까지 책임졌던 정치인이다.
그 전에는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했다.
오르시 대통령 당선인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때 '우루과이의 날' 행사 주관차 정부 대표단과 함께 방한한 적 있다.
이탈리아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지방자치단체를 이끌며 중도나 우파 성향 인사까지 포용하는 모습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바 있다고 일간 엘옵세르바도르는 전했다.
그가 속한 광역전선은 타바레 바스케스(1940∼2020) 전 대통령을 내세워 오랫동안 양당(백당·홍당) 체제였던 우루과이에서 2004년 좌파 정권으로는 처음으로 집권했다.
이후 무히카 전 대통령과 바스케스 전 대통령이 거푸 승리하며 15년간 굳건히 여당 자리를 지키다가 2019년 대선에서 백당의 라카예 포우 현 대통령에게 권좌를 내줬다.
그러나 이날 대선으로 우루과이에서는 5년 만에 다시 중도좌파가 집권하게 된다.
중남미 좌파 정부 연쇄 출범(핑크 타이드) 기조는 더 완연해졌다.
역내에서는 멕시코, 브라질, 페루, 볼리비아, 칠레, 콜롬비아,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에 좌파 정부가 들어서 있다.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쿠바까지 고려하면 중남미 외교·안보 지형은 왼쪽으로 쏠려 있는 상황이다.
우파 계열 지도자가 국정을 운영하는 곳은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에콰도르, 엘살바도르, 파나마 등이 있다.
우루과이는 브라질·아르헨티나와 국경을 맞댄 강소국이다. 휴전선 이남 한국보다 1.7배 가량(17만6천㎢) 큰 면적의 국토에 340여만명이 살고 있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라틴아메리카 최고 수준이며, 정부 청렴도나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 수준 등 지표 역시 남미에서 모범적인 수치를 보인다고 주우루과이 한국대사관은 설명한다.
1964년 10월 7일 한국과 수교했다. 155명(2023년 기준)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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