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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하라 5주기…금고 도난사건 범인은 누구인가 [그해 오늘]

입력 : 2024-11-24 10:57:19 수정 : 2024-11-24 10: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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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24일, 가수 구하라가 서울 청담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경찰은 유족 진술과 현장 감식 등을 토대로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고, 구하라는 경기도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에 잠들었다. 구하라가 떠난 후 자택에 있던 금고가 사라지는 일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당시 유족은 경찰에 신고했지만 경찰이 범인을 특정하지 못하면서 미제로 남았다.

 

고(故) 구하라씨 영정사진. 연합뉴스

구하라 금고 도난 사건은 올해 6월 SBS TV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한 남성은 구하라의 49재를 치른 뒤인 2020년 1월11일 고인 청담동 자택에 침입했다. 고가품은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고, 옷방에 있는 31㎏짜리 금고만 훔쳐 달아났다. 

 

당시 범인은 현관 비밀번호를 열지 못했고, 벽을 타고 2층 다용도실 철문을 통해 침입했다. 이를 토대로 경찰은 용의자가 구 씨 지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유족과 지인들에게 CCTV 영상 등을 보여줬으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구하라 오빠 구호인 씨는 구하라 금고 도난 사건이 단순 절도가 아니라면서 “어떻게 사람이 럴 수 있나 싶었다. 그래도 고인의 집인데 훔쳐 간다는 거 자체가 용납이 안 됐다. 제가 발견했을 때는 한참 지난 상황이었다”라며 분노했다.

 

구 씨 측 법률대리인 노종언 변호사는 “금고 안에는 구 씨의 휴대전화가 들어 있었는데, 왜 그것만 특정해서 절도해 갔는지에 대한 동기나 경위는 좀 밝혀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손수호 변호사는 CBS 라디오에서 구하라 금고 도난 사건에 대해 “(누군가) 사주했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손 변호사는 “금고의 무게도 주목해야 한다. 빈 금고의 무게가 31㎏ 정도인데, 혼자 들고 계속 이동하는 건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집 밖 어딘가에 도와주는 사람이 있었을 거다”라고 말했다.

 

해당 사건은 결국 ‘미제 편철’ 결정이 나면서 수사가 마무리됐다. 미제 편철은 경찰이 수사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을 때 사건을 공소시효 만료까지 잠정 종결하는 것이다.

 

SBS 방송 캡처

 

해당 금고 도난 사건은 한동안 잊혀졌으나, 올해 5월 구 씨가 ‘클럽 버닝썬 사건’의 실마리를 찾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사실이 BBC 다큐멘터리 ‘버닝썬-K 팝 스타들의 비밀 대화방을 폭로하다’를 통해 새롭게 알려졌다.

 

이 사건을 처음 보도했던 강경윤 기자는 경찰 유착과 관련해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 구하라라고 밝혀 더 큰 화제가 됐다. 당시 구하라는 강 기자에게 “그들이 휴대폰을 할 때 본 적이 있는데 거기에 진짜 이상한 게 많다”며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돕고 싶다”고 연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구하라가 기자를 도운 이유는 그 역시 리벤지 포르노의 피해자였기 때문이다. 전 남자친구의 폭행, 불법촬영 등의 혐의를 고소하고, 법적으로 대응해 나갔던 구하라는 돈독한 사이였던 고(故) 설리의 죽음 이후 라이브 방송에서도 우울감을 드러낸 바 있다.

 

구하라는 2018년 전 남자친구로부터 폭행 및 사적으로 촬영된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아 경찰에 신고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구하라의 전 남자친구는 폭행 및 협박죄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진=BBC 뉴스 유튜브 영상 캡처

2019년에는 절친했던 가수 겸 배우 설리를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구하라는 설리를 떠올리며 “언니가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게”라며 마음을 다잡았지만 설리가 세상을 떠난 그 다음달 눈을 감았다. 구하라는 “잘 자”라는 짧은 메시지를 SNS에 남긴 후 세상과 작별했다. 당시 일본에서 왕성하게 솔로 활동을 펼친 터라 팬들의 충격과 슬픔은 더욱 컸다.

 

지난해 카라 멤버들은 데뷔 15주년 앨범 ‘무브 어게인’을 발표했을 때 구하라를 향한 여전한 그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뮤직비디오에서 구하라 자리로 보이는 좌석을 연출하는 등 여전히 구하라와 함께 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해 팬들을 먹먹하게 했다.

 

구하라는 2008년 카라로 데뷔했으며 인형같은 미모와 특유의 상큼함으로 더 주목받은 멤버였다. ‘프리티 걸’, ‘허니’, ‘미스터’, ‘맘마미아', ‘루팡’, ‘판도라’, ‘똑같은 맘’ 등 히트곡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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