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국정 잘못으로 여러분이 피해 입어” 강조
‘곡소리 난다’ 언급에는 황당하다는 듯 ‘허허’ 반응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31일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소음 피해를 겪는 인천 강화군 주민들을 만나 “여러분께서 목소리를 높여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마을회관에서 열린 주민간담회에서 “9·19 군사합의 파기 후 쌍방(의 긴장)이 확대되고 있어서 쉽게 우리 야당 입장에서는 이 자체를 중단시킬 힘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동네 주민이신 것 같은데, 전에 국회 오셔서 우시는 아주머니를 봤다”며 “참 가슴 아프더라”고도 떠올렸다.
이 대표는 “국민들에게 (그런 호소가) 많이 전달돼서 ‘아, 이게 심각하구나’라거나 ‘개인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구나’, ‘언젠가는 나도 다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시게 된 것 같다”며 “여러분들께서 목소리를 높여주시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정치와 국정이 잘못되다 보니까 결국은 여러분들이 직접 피해를 입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우리가 밀려서도 안 되지만, 불필요하게 자극해서 긴장을 격화시키고 서로 공격 행위를 감행해 피해 입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싸워서 이기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굳이 싸우지 않아도 되면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면서다. 그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만들고 평화롭게 지내는 게 ‘최상의 수’”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나라가 세계 5대 군사 강국이고 한미동맹까지 있어 북한보다 상대적인 우위에 있다고 이 대표는 짚었다. 같은 맥락에서 “힘이 강한 사람은 힘을 절제하고 평화를 유지하는 게 진짜 실력”이라며, “진짜 강하고 집안을 책임지는 가장은 참을 것도 참고, 다독거려서 우리 식구들 다치지 않게 하는 게 진짜 평화고 안보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송해면 당산리 노인회장과 송해면장 등이 참석했다. 송해면장은 “사이렌 등 불쾌한 기계음의 반복으로 소음 정도는 81데시벨까지 올라간다”며 “송해면이 (피해가) 가장 심각하다”고 밝혔다. 통상 지하철의 차내 소음이 80데시벨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3개 면의 총 4700여명 주민이 수면장애 등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일상이 불가하다는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낮에 소음이 심하고 아침과 야간에는 낮은데 왜 그런가”라며 질문했고, 바람 등 영향일 수 있다는 답변이 나오자 ‘그럴 수 있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기괴한 소리를 내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건가’라는 추가 질문에 돌아온 ‘요즘은 여자 곡소리가 많이 난다’는 답변에는 황당하다는 듯 “허허”라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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