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사법리스크 블랙홀' 속 민생행보 퇴색 우려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먹사니즘'을 앞세운 외연확장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 여론전을 위한 장외집회를 계획하는 등 대여 강공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자칫 민주당이 놓쳐버릴 수 있는 중도층을 끌어안기 위한 투트랙 전략으로 풀이된다.
원내 지도부를 중심으로 치열한 대여 공세에 힘을 쏟으며 이른바 '집토끼' 결집을 노린다면, 이 대표는 민생·실용 노선의 집권플랜을 앞세워 '산토끼' 유권자의 표심에 호소하는 셈이다.
아울러 이를 통해 안정적인 대권 주자로서 이 대표의 모습을 부각할 수 있다는 판단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30일 보수진영의 원로 책사로 분류되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과 오찬을 하고 정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듣기로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에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중앙대 법대 스승이기도 한 국민의당 이상돈 전 의원을 연이어 만나는 등 진영을 넘나들며 '경청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이어 이날 오후에는 국회에서 소상공인·자영업자와 민생 경제 간담회를 연다.
그는 다음 달 4일엔 코엑스(COEX)에서 열리는 'SK 인공지능(AI) 서밋 2024'에 참석한다. 챗GPT 개발사 오픈AI 회장 겸 사장 그레그 브로크만 등 AI 분야 국내외 전문가들이 자리하는 글로벌 행사다.
이 대표는 같은 달 11일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찾아 정책 간담회를 하고 재계 의견을 청취하겠다며 '기업 친화적' 행보도 예고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실용주의를 가장 중시하고 있는 만큼 좌우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을 만나고, 미래 성장 담론 제시에도 힘쓰며 확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양동 전략'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아무래도 민주당의 관심이 원내에서 추진하는 김 여사 특검법 통과에 집중된 만큼 이 대표의 중도확장 행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은 아니다.
다음 달로 예정된 이 대표 재판의 1심 선고도 변수다.
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이미 공직선거법 혐의 1심 선고가 이뤄지는 15일 서초동 중앙지법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이처럼 정국이 '특검·사법리스크 블랙홀'에 빠져들수록 민주당의 전략은 강경 투쟁 노선으로 기울 수밖에 없고, 이 대표의 민생 행보가 퇴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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