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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톱'에 울고 웃는 증시…엇박자 해소될까

입력 : 2024-10-30 07:56:40 수정 : 2024-10-30 07: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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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확연히 엇갈린 주가 흐름을 나타내면서 투자자들에겐 다소 혼란스러운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같은 메모리 반도체 업종인데도 두 회사의 주가가 핑퐁게임하듯 서로 반대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 흐름만 놓고 보면 SK하이닉스의 압승이지만, 엔비디아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 조건부 승인 기대감으로 반등세를 보이는 삼성전자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추격의 발판을 마련할지 이목이 쏠린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58%(1500원) 오른 5만96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8일 큰 폭의 반등세(3.94%)를 시현한 삼성전자는 이틀 만에 6% 넘게 오르며 '6만전자' 안착을 코앞에 두게 됐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이틀간 5% 넘게 하락하며 '역대 최대' 실적에 힘입어 올랐던 주가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는 앞서 삼성전자가 외국인의 매도 공세에 52주 신저가를 연일 경신한 가운데 SK하이닉스가 상승 추세를 보였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이 뒤바뀐 배경에는 그동안 혹독한 평가를 받아온 삼성전자를 향한 우려가 차츰 완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은 지난 28일 엔비디아 HBM 조건부 공급 승인 보도가 트리거(방아쇠)가 됐다. 그간 삼성전자 주가 하락을 이끈 외국인은 이날 '역대 최장' 순매도 기록에 종지부를 찍고 34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아울러 낙폭 과대 인식에 따른 저평가 매력도 더해지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는 오랜만에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엔비디아의 HBM 공급 협력사로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는 영향이 지속되면서 외국인은 이틀 연속 순매수를 보였다"며 "다만 삼성전자 측에서 별다른 대응을 하고 있지 않아 오는 31일 세부 실적 발표에서 관련 언급이 나올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이 심해지면서 삼성전자에게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는 미국 수출 제재를 피해 중국 화웨이의 첨단 칩을 제조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돼 미국 정부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파운드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경쟁자로, 제재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는 고객사 확보에 더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서 TSMC가 2020년 이후 화웨이에 첨단 반도체를 제조한 사실이 밝혀지면 미 상무부는 대중 수출 제재 위반으로 TSMC에 미국 기술에 대한 일시적 접근 제한을 내릴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애플 같은 미국 빅테크들도 TSMC에 첨단 반도체 위탁 제조를 맡기기 어려워진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 재무부는 지난 28일 '우려 국가의 특정 국가 안보 기술 및 제품에 대한 미국 투자 대응 행정명령' 최종 규칙을 발표하고, 중국과의 첨단 기술 패권 전쟁에 불을 붙였다. 내년 1월 2일부터 시행되는 이 행정명령은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는 특정 기술이나 제품을 우려 국가(country of concern)의 개인과 거래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중국과 홍콩, 마카오를 우려 국가로 규정한 바 있다.

 

이같은 소식에 TSMC의 주가는 4%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간 패권 경쟁 심화 우려에 TSMC의 주가가 하락하며, SK하이닉스의 주가도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 행정명령은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자본 투자의 전면 통제를 골자하고 있어 미중 간 갈등 양상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는 29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 발표되는 미국 반도체 기업 AMD 실적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떠오르는 AMD가 3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 가속기 관련 실적 개선이 확인될 경우 삼성전자를 향한 투심이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AMD는 삼성전자로부터 5세대 HBM인 'HBM3E'를 공급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MD의 AI 가속기 성장에 따라 삼성전자가 입을 수혜의 폭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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