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권 정치 프레임 말려들어”
대통령실엔 ‘결자해지’ 요구도
국민의힘 ‘원조 소장파’로 꼽히는 중진들이 29일 “국리민복을 책임진 세력 내에서 대통령과 당 대표의 내분만 도드라져 보이는 것은 정치적 리더십의 부재”라고 밝혔다. 사실상 한동훈 대표를 작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5선 권영세·김기현·나경원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대통령실은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서고, 당은 갈등 심화가 아닌 당 안팎의 중지를 모을 소통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당정 지지율이 동반 추락하는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를 둘러싼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충돌로 여권 내 내홍이 깊어지자 자성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오 시장 등은 “야당이 정권 쟁취에 몰두해 특검에 전념한다 해서 여당마저 흔들리면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사법부를 겁박하고 탄핵으로 권력을 찬탈하려는 ‘운동권 정치’의 프레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최고 권력자 주변에서 발생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이지만, 정치권이 그 문제에만 매몰돼 본질을 소홀히 하면 국가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가 김 여사 문제 해법으로 특별감찰관 임명 등을 요구한 것을 겨냥한 대목이다.
이들은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윤석열정부가 출범할 때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The buck stops here)고 선언한 깊은 책임감과 당당한 자신감으로 돌아가, 결자해지의 자세로 국정의 발목을 잡는 현안 해결에 앞장서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 시장 등은 과거 17대 국회에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소장파 모임인 ‘새정치 수요모임’에서 활동했다. 권 의원은 윤석열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김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원내대표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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