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로 파병돼 훈련을 받은 북한군 첫 번째 병력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비롯한 전장에 배치됐다고 우크라이나군이 2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매체 우크라인스카프라우다 등은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이 자국군이 작전 중인 쿠르스크에서 23일 북한군이 목격됐다며 밝혔다고도 전했다.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 지역과 국경을 맞댄 러시아 쿠르스크주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수백㎢ 이상이 점령된 상태다. 북한군이 이 지역에 배치된다면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막아내는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8월 말 한때 서울시 면적(605㎢)의 두 배가 넘는 1250㎢를 장악했다고 주장했으나 9월 이후에는 점령지를 조금씩 내주고 있는 것으로 서방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장성 3명과 장교 500명을 포함해 약 1만2000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에 있으며, 우수리스크와 울란우데·카테리노슬랍스카·크냐제볼콘스코예·세르게이옙카 등 러시아 동부 5곳의 기지에서 훈련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군 장병들이 탄약과 침구류·방한복·위생용품 등을 받았고, 러시아군 규정에 따라 한 달에 휴지 50m, 비누 300g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가 유누스베크 옙쿠로프 국방차관을 북한군 훈련·통제 책임자로 임명했으며, 전장에 투입할 북한군에게 몇 주간 훈련할 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은 지난 22일 우크라이나 매체와 인터뷰에서 23일 쿠르스크 지역에 북한군이 배치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현재 쿠르스크 방어에 약 5만명을 투입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으나 동부전선에서 러시아의 공세는 오히려 더 거세지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결산 기자회견에서 러시아군이 쿠르스크의 우크라이나군 2000명을 포위했으며 “제거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국방부는 24일(현지시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이 쿠르스크 등 전장에 배치됐다는 우크라이나군의 주장과 관련, “해당 보도와 관련해서 밝힐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사브리나 싱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상황에 대한 질문에 “업데이트할 게 없다”며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이 어제 밝힌 대로 우리는 북한군이 러시아에 갔다는 증거가 있으며 그들이 정확히 무엇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이것은 우리가 모니터링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군이 훈련 장소에서 나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는 증거가 없거나 아직 모른다는 얘기냐는 후속 질문에 “없다”(nothing)면서 “그들이 무엇을 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재차 답했다.
싱 부대변인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의미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이 북한에 병력을 전장에 투입해달라고 할 정도로 절박해졌다”고 평가하고 “만약 북한이 전투에 참여한다면 그들은 공동 교전국이 되며 그것은 매우 심각한 이슈”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서 온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에서 전투 작전에 참여한다면 그것은 인도태평양에도 불안정을 초래하며 유럽이나 한국을 비롯한 인도·태평양의 동맹국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싱 부대변인은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과 관련, “밝힐 내용이 아무것도 없다”면서 “위협적이고 위험한 수사가 북한으로부터 나오는 것을 목도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만, 우리의 핵 대비 태세 측면에서 변화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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