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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방 열풍’ 불러온 흑백요리사… ‘요리에 진심’ 통했다

입력 : 2024-10-07 20:41:51 수정 : 2024-10-07 20:4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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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인의 요리계급 전쟁 예능
백종원·안성재 ‘심사 케미’에
기상천외 경연… 맛·꿀잼 보장
‘더 글로리’ 이후 최고 화제성
8일 최후 생존자 공개 주목

“2010년 후반 이후 전멸하다시피 했던 쿡방(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이 10여년 만에 부활했다. 제2의 전성기를 기대해 본다.”

최근 요식업계, 정확히는 요리사(셰프)들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는 말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큰 인기로 쿡방(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은 물론이고 요리사, 요식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 각기 각색 사연을 가진 요리사들과 다양하고 따뜻한 경연, 뛰어난 연출, 화려하고 먹음직스러운 음식 등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다양한 요리사와 경연으로 볼거리

‘흑백요리사’는 ‘맛 하나는 최고’라고 평가받는 재야의 고수인 ‘흑수저’ 요리사 80명이 대한민국 최고의 인기 요리사 ‘백수저’ 요리사 20명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치열하게 맞붙는 100인의 요리 계급 전쟁을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오랜만에 나오는 대규모 요리 경연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요식업계를 넘어 방송가 미다스의 손이 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한국 유일 미슐랭 3스타 모수 서울의 안성재 요리사가 심사위원으로 합류한다는 점에서 ‘흑백요리사’는 공개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더욱이 중식 명장 여경래부터 최현석, 오세득, 반준우, 정지선, 파브리치오 페라리(파브리), 최강록, 에드워드 리 등 심사위원으로 이름을 올려도 부족함이 없는 유명 요리사가 ‘백수저’로 참가해 화제가 됐다. 여기에 비빔에 진심인 ‘유비빔’, 만화책을 보고 요리를 시작했다는 ‘만찢남’, 철가방 배달부에서 시작해 요리사가 된 ‘철가방 요리사’, 초등학교 급식 조리사 ‘급식 대가’ 등 뛰어난 실력을 갖춘 요리사들이 ‘흑수저’로 출연해 다양함을 더했다.

이러한 개성 가득한 출연자들은 기상천외한 경연을 펼친다. 1∼2회에서는 ‘백수저’에게 도전하는 20인을 뽑기 위한 80인 ‘흑수저’ 경연이 쉴새 없이 치러졌다. 3∼5회에서는 1차 관문을 통과한 ‘흑수저’ 20인이 1대1로 ‘백수저’ 20인에게 도전했다. 이 경연에서 백종원과 안성재 심사위원은 “공정한 심사”를 위해 안대를 쓰고 ‘맛’에만 집중했으며, 이 모습은 마치 먹이를 받아먹는 아기 새처럼 보여서 온라인에서 밈(유행)이 돼 수많은 패러디가 양산됐다. 6∼7회에서는 ‘흑수저’ 11인과 ‘백수저’ 11인이 각각 5명과 6명, 육류와 해산물로 나뉘어 단체전을 펼쳤다. 8∼10회에서는 패자부활전과 톱8 결정전, 세미파이널 1차전이 다양한 주제 아래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진행됐다.

 

◆경연에서 보기 힘든 ‘따뜻함’ 가득

‘흑백요리사’에는 다양한 경연과 더불어 기존 요리 경연 방송에서 보기 힘든 ‘따뜻함’이 담겨 있다. 통상 경연 프로그램에서는 독설이나 일침 등 냉혹한 심사가 오간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서로에 대한 존중과 존경이 담겼다.

지난달 11일 서울 JW메리어트 동대문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백종원 심사위원은 “넷플릭스를 통해 한식에 대해 조명하면 외식 문화 발전에 큰 영향을 주겠다고 생각해서 참여했다”며 “‘백수저’ 요리사들도 우리나라 음식의 깊이를 많이 알려야겠다는 마음에 참여하신 분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예컨대 안성재 심사위원이 ‘흑수저’로 도전하는 제자를 만나 “실력이 많이 늘었네”라고 응원하거나, 백종원 심사위원도 급식 대가에게 “어린이들에게 사랑으로 급식을 만드시는 분, 뭉클했다”고 칭찬하거나, 여경래 중식 명장은 같은 ‘백수저’ 정지선 요리사의 경연을 보면서 “이제 곧 지선이가 국내 일인자가 될 거야”라고 극찬하는 등이다.

◆‘더 글로리’까지 제친 화제성

이러한 점들 때문에 ‘흑백요리사’는 ‘더 글로리’ 이후 최고의 화제성을 끌고 있다. ‘흑백요리사’는 공개 직후인 지난달 16∼22일과 2주째인 23∼29일 연속해서 넷플릭스 비영어권 시리즈물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많이 시청된 것으로 집계됐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뉴스 기사와 동영상 클립,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 숫자 등을 분석해 산정하는 화제성 지수에서도 공개 2주차에 8만1점을 기록했다. 작년 3월 공개된 ‘더 글로리’ 파트2 이후 넷플릭스의 모든 오리지널 시리즈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콘텐츠 인기로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팬심으로 이어져 실물 사회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예컨대 최강록이 운영하는 식당이 예약 애플리케이션 캐치 테이블 예약 창이 열리자마자 2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접속해 1분 만에 마감됐다. 마켓컬리는 톱8 결정전에서 최현석팀이 요리한 ‘랍스터마라크림짬뽕’에서 랍스터를 제외한 ‘마라크림짬뽕’을 밀키트(간편조리식)으로 출시한다. 최현석이 메인 요리사로 있는 쵸이닷에서는 장트리오(된장·간장·고추장) 미션 메뉴를, 여경래의 홍보각은 두반장 소꼬리찜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흑백요리사’는 8일 11회와 12회를 동시에 공개되며 최후의 생존자도 이날 결정된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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