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케첩 대신 삼발소스 선호
‘불닭소스’ 큰 인기 얻어 시장 진출
고추장·된장 등 색 강한 소스 활용
현지서 제조 가격 경쟁력 갖춰야
한류 활용한 인지도 향상 병행을
인도네시아는 인도, 중국, 미국에 이은 세계 4위 인구 대국이다. 약 2억8000만명을 기반으로 한 거대한 내수 시장을 가진 인도네시아는 그래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핵심으로 거론된다. 특히 인구 71%가 생산가능인구(15~64세)에 해당하고 중위연령이 29.7세에 불과한 ‘젊은 나라’ 인도네시아는 내수 시장 확대 잠재력이 큰 나라로 평가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인도네시아의 소스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다양한 전통요리와 향신료로 유명하고, 매콤한 음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1일 동남아 시장 전문조사기관 리코리스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민 10명 중 9명 이상(93.6%)이 매운 음식을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패스트푸드점에서 세트 메뉴를 시키면 토마토케첩 대신 인도네시아의 전통 칠리소스인 삼발 소스를 줄 정도다.
청정원, CJ, 해표, 삼양 등 한국 기업들도 이 같은 특성을 포착해 이미 시장에 진출해 있다. 코트라는 “특히 ‘불닭 소스’는 매운맛으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다양한 종류의 불닭볶음면을 대다수 매장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며 “고추장, 된장 등이 한국의 색이 강한 소스로 여겨져 현지 음식점에서 고추장을 활용한 치킨, 치킨라이스 등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인도네시아 소스·조미료류 수입 시장에서 한국은 5위에 머물러 있다. 인도네시아 통계청(BPS)에 따르면 중국(점유율 30.5%), 말레이시아(27.8%), 태국(21.3%)이 ‘빅3’를 형성했고, 싱가포르(14%)에 이어 한국은 4.6%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한국으로부터의 수입 규모는 321만달러(약 42억원)로 중국(2570만달러)의 8분의 1 수준이다.
코트라는 “높아지는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소스류 수출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대(對)한국 식품 수입은 전년 대비 음료는 16.7%, 제조식품은 6% 증가하는 등 한류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전반적인 K푸드 유입도 늘고 있다. 현지 기업들도 한국 아이돌 그룹 NCT(스낵), 스트레이키즈(우유) 등을 모델로 섭외해 매출을 견인하는 K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코트라는 향후 K소스 점유율 확대의 열쇠로 인지도 향상과 가격경쟁력 확보를 꼽았다. 이미 상당수의 경쟁 업체가 인도네시아 소스 시장에서 자리를 잡았고, 오리지널 K소스를 수입하기보단 현지 업체들이 고추장, 떡볶이 소스 등 한국 소스를 직접 제조해 출시하면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어서다.
현지 소스 생산 기업 관계자는 코트라 자카르타 무역관과의 최근 인터뷰에서 “수입 제품의 경우 로컬 제품보다 조금씩 비싼 경향이 있는데, 인도네시아는 가격 민감도가 굉장히 높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소스류 수입 시장은 1억2000만달러(약 1590억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다. 코트라는 “K소스 수출을 원하는 기업은 ‘할랄 인증’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허용된 것을 의미하는 할랄은 돼지고기나 돼지기름(라드) 등이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 코트라는 “할랄 인증이 없다고 인도네시아 수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필수”라며 “인도네시아는 무슬림 인구가 87% 이상이라서 할랄 인증이 없을 경우 구매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할랄 제품이 아닌 경우엔 마트 내 별도 섹션에서 판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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