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4곳 발생→올 142곳으로
경북 123만그루 최다… 경남도 69만
기후변화로 매개충 서식 유리해져
울주·포항·경주 등 5곳 피해 극심
소나무재선충 감염으로 전국의 산이 온통 빨갛게 물들고 있는 가운데 최근 5년간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나무가 300만그루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소나무재선충병은 크기 1㎜ 내외의 벌레 재선충이 소나무 조직의 수분 통로를 막으며 나무가 말라 죽는 병이다. 재선충은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에 달라붙어 다른 나무로 이동하며 병을 확산시킨다. 한 번 감염된 소나무는 100% 고사한다. 현재까지 치료 약도 없다.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이 산림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2020∼2024년) 소나무재선충병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소나무재선충병 감염 나무는 총 305만7344그루로 집계됐다. 재선충병 발생 현황 집계는 전년 10월부터 당해 4월까지 한다. 연도별로는 2020년 40만6362그루, 2021년 30만7919그루, 2022년 37만8079그루, 2023년 106만5967그루, 2024년 89만9017그루이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23만7495그루로 가장 많고, 이어 경남 69만3915그루, 산림청 국유림 28만8975그루, 울산 26만7697그루, 제주 15만5340그루 순이다. 소나무재선충 발생 시·군·구도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한 시·군·구는 124곳이었으나 2021년에는 131곳, 2022년엔 135곳, 2023년엔 140곳, 올해는 142곳으로 늘었다.
피해 정도가 심각한 ‘극심’ 시·군·구도 2020년 1곳에서 2024년 5곳으로 증가했다.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정도를 ‘극심·심·중·경·경미’ 등 5등급 지역으로 구분한다. 극심 지역은 피해 고사목 그루 수 5만그루 이상, ‘심 지역’은 3만∼5만그루 미만, ‘중 지역’은 1만∼3만그루 미만, ‘경 지역’은 1000∼1만그루 미만, ‘경미 지역’은 1000그루 미만을 말한다.
올해 기준으로 소나무재선충 감염 극심 지역은 울산 울주군과 경북 포항·경주·안동시, 경남 밀양시로 나타났다. 심 지역은 경기 양평군과 경북 구미시 2곳이다. 중 지역은 대구 북구·달성군, 울산 북구, 경기 포천, 전남 여수, 경북 영덕·성주, 경남 진주·사천·김해·창녕·하동, 제주시, 서귀포시 등 14곳으로 확인됐다. 이 밖에 경 지역 31곳, 경미 지역 90곳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올해 소나무재선충병 피해가 큰 건 기후변화로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의 서식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재선충에 감염됐으나 수개월의 잠재기간을 거쳐 천천히 고사하는 잠재 감염목에 대한 확인과 방제에도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김 의원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최근 5년간 3000억원 이상을 투입했지만 매년 확산세를 보여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방제 방법으로 소나무재선충을 차단하는 것이 가능한지 점검하고, 소중한 산림생태계가 파괴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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