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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마실 때 ‘미세플라스틱’도 같이? 우리 뇌에도 차곡차곡 쌓인다”

입력 : 2024-09-30 11:10:57 수정 : 2024-09-30 11: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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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건강·환경 위협”…성인 1인당 미세플라스틱 연간 1312개 섭취

전문가들이 생수가 인간과 환경을 위협한다며 각국 정부에 식수 인프라 투자 및 수돗물 소비 증대를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생수는 우리 신체에도 위해하다. 생수에 함유된 미세 플라스틱은 심장, 태반 등 장기와 인간의 뇌 조직에서도 발견됐다.

 

이미지투데이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대 앨버트 B. 로웬펠스 명예교수와 카타르 웨일코넬의대 아미트 아브라함 교수 연구팀은 영국 의학저널 '세계 보건'(BMJ Global Health) 논평에서 인간과 지구의 건강을 위해 생수 사용을 재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전 세계에서 1분에 약 100만병의 생수가 소비된다. 깨끗한 식수 확보가 어려운 20억명이 생수에 의존하는 것 외에, 편리하거나 수돗물보다 안전하다는 이유로 생수를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생수가 수돗물보다 안전하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생수는 수돗물처럼 엄격한 품질·안전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환경보호국이 수돗물 안전 보장을 위해 오염 물질에 대한 검사를 대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이때 기준치에서 벗어나는 사항은 모두 보고해야 하며, 오염 물질은 24시간 내 탐지돼야 한다.

 

반면 생수의 경우 미생물이나 화학 물질의 존재 여부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 특히 생수는 장기간 보관하거나 햇빛에 노출되면 플라스틱병에서 유해 물질이 나올 위험도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분석된 생수 표본의 10~78%에 미세 플라스틱, 프탈레이트, 알킬페놀, 폴리염화바이페닐, 비스페놀 A(BPA) 등 다양한 오염물질이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오염 물질은 호르몬 수용체의 기능을 방해하고, 고혈압이나 당뇨,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이는 등 건강 문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수는 환경적 측면에서도 악영향을 끼친다.

 

플라스틱병은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의 12%를 차지한다. 비닐봉지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해양 오염 물질이지만, 세계적으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병은 9%에 불과한 실정이다.

 

연구팀은 "대부분의 플라스틱 폐기물은 매립지나 소각장으로 버려져 토양과 수질을 오염시키고, 주변 지역의 대기질을 저하한다"며 "고소득 국가가 플라스틱 폐기물을 저소득 국가에 떠넘기면서 사회 정의에 대한 우려도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생수에 의존하는 건 상당한 건강·환경적 비용을 초래하는 만큼, 생수 사용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하다"며 "각국 정부는 이러한 문제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저소득 및 중소득 국가가 안전한 식수에 접근할 수 있도록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수돗물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바로잡고, 수돗물 소비 우선 정책을 통해 플라스틱 생수병으로 인한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게티이미지뱅크

 

미세 플라스틱은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치약, 의약품, 세탁 세제, 화장품, 세안제는 물론 생수, 맥주, 꿀, 소금, 설탕 등에도 들어가 있어 사실상 모두가 영향권에 놓여 있다.

 

한 통계 자료를 보면 수산물을 통해 성인 1인당 미세 플라스틱을 하루 3.6개, 연간 1312개를 섭취하고 있다.

 

또 미세 플라스틱은 심장과 대혈관, 폐, 간, 고환, 태반 등 장기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됐다. 다만 뇌 조직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은 다른 장기에서 발견된 미세 플라스틱보다 크기가 작았다.

 

전문가들은 페트병을 비롯 주방·냉장고 등 생활 플라스틱 용기를 스테인리스강 또는 유리나 세라믹 재질로 교체하는 등 일상에서 플라스틱 사용 및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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