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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보컬 합류 ‘폭발적 가창력’ 선사… 환호와 떼창 화답

입력 : 2024-09-29 20:58:48 수정 : 2024-09-29 20:5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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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밴드 ‘린킨 파크’ 13년 만에 내한공연

2017년 베닝턴 사망 후 밴드 활동 중단
암스트롱 등 2명 영입… 7년 만에 귀환
새 앨범 월드투어중 亞선 유일 콘서트
130분간 히트곡·신곡 불러… 열기 후끈
“한걸음씩 새 출발… 韓 관객들 뜨겁다”
“여러분은 매우 뜨겁고 멋져요! 여러분이 내는 소리가 정말 훌륭합니다!”


하이브리드 메탈의 선구자 격인 린킨 파크가 지난 28일 한국 땅을 밟고 팬들에게 건넨 말이다. 린킨 파크는 이날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내한 콘서트를 개최했다.

하이브리드 메탈의 선구자 린킨 파크가 지난 28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13년 만에 내한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는 새 월드투어 ‘프롬 제로(FROM ZERO)’의 일환으로, 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유일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제공

11월에 공개하는 새 앨범 ‘프롬 제로(FROM ZERO)’ 발매 전에 진행되는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열린 콘서트이지만, 한국이 월드 투어 일정 중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포함됐다. 더욱이 한국 콘서트는 2003년과 2007년, 2011년 이후 13년 만인 동시에 밴드 활동 중단 이후 첫 콘서트이기 때문에 한국 팬들에겐 이번 콘서트가 더욱 각별했다.

1996년 결성된 린킨 파크는 통산 1억장이 넘는 앨범을 판매하고 그래미상을 두 차례 받은 세계적인 밴드다. 보컬 체스터 베닝턴의 독특하고도 강렬한 목소리를 중심으로 키보디스트이자 래퍼에 프로듀싱까지 겸하는 만능 멤버 마이크 시노다의 능력을 더해 수많은 히트곡을 내놨다.

하지만 2017년 베닝턴이 세상을 떠난 뒤 밴드는 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다 올해 여성 보컬 에밀리 암스트롱과 남성 드러머 콜린 브리튼을 영입해 7년 만에 활동을 재개, 최근 신곡 ‘더 엠프티니스 머신(The Emptiness Machine)’과 ‘헤비 이즈 더 크라운(Heavy is the Crown)’을 발표했다.

오랜만의 복귀이지만 반가운 만큼 우려가 적지 않았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자랑하던 베닝턴의 목소리를 여성 보컬 암스트롱이 이어받았기 때문이다.

이날 린킨 파크는 그런 우려를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섬웨어 아이 빌롱(Somewhere I Belong)’을 첫 곡으로 선택하면서 정면 돌파했다. 시노다의 여전히 쫄깃한 랩에 암스트롱의 거칠고 힘이 넘치는 후렴구가 함께하면서 콘서트 초반부터 ‘린킨 파크의 귀환’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암스트롱은 마치 베닝턴이 부르는 것처럼 린킨 파크의 히트곡들을 자연스럽게 불렀으며, 무대 곳곳을 다니며 헤드뱅잉(음악에 맞춰 머리는 흔드는 행위)을 하면서 콘서트장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러한 뜨거운 열기에 무대 바로 앞 스탠딩 구역에서는 슬램(Slam·록 공연에서 몸을 부딪치며 음악을 즐기는 동작)을 즐기는 관객들도 보였다.

한국 콘서트 특징인 ‘떼창’ 또한 이번 콘서트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크롤링(Crawling)’ 등 과거에 발표한 히트곡은 물론이고 최근에 공개한 신곡들까지 관객들이 따라 불렀으며, 시노다는 이러한 모습을 보고 “신곡도 신나게 즐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리브 아웃 올 더 레스트(Leave Out All The Rest)’와 ‘마이 디셈버(My December)’ 등 상대적으로 잔잔한 멜로디와 감성의 노래가 나올 때는 약속이라도 한 듯 관객들이 휴대전화 조명을 일제히 켜 노래에 맞는 콘서트장의 분위기를 만들었다.

콘서트 후반부 린킨 파크는 자신들의 메가 히트곡 ‘넘(Numb)’과 ‘인 디 엔드(In The End)’, ‘페인트(Faint)’를 불렀으며, 역시나 관객들은 환호와 함께 떼창으로 무대에 화답했다. 린킨 파크는 앙코르 무대로 ‘페이퍼컷(Papercut)’과 ‘해비 인 더 크로운(Heavy Is The Crown)’, ‘블리드 잇 아웃(Bleed It Out)’을 선보였으며, 130여분의 콘서트를 마무리했다.

한편 린킨 파크는 공연에 앞서 27일 온라인으로 미디어 콘퍼런스를 진행했다. 밴드 재결합에 대해 시노다는 “특정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며 “좋아하는 음악을 함께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함께 만나는 것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베이시스트 피닉스 패럴도 “2019년부터 좋아하는 노래를 쓰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조금씩 작은 단계들을 밟아나갔다”며 “여섯 멤버들이 어떤 부분에서 열정을 느끼는지 알아가는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암스트롱은 “일생일대의 기회가 찾아왔다는 사실은 분명하기에 이 자리에 서 있기 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브리튼은 “매일 감사한 마음이고, 앞으로의 곡 작업과 공연을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합류 소감을 이야기했다.

11월에 공개하는 정규 앨범 ‘프롬 제로’에 대해 시노다는 “특정한 시기의 린킨 파크가 아니라 린킨 파크라는 밴드 그 자체를 느낄 수 있는 앨범”이라며 “에너지가 넘치는 앨범이고, 다양한 스타일의 노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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