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마세라티 뺑소니 사망사고’ 운전자와 도주 과정을 도운 조력자가 구속됐지만, 이들의 사고 경위부터 사고 차량, 도주 과정 등의 수상한 행적이 여러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29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광주지법은 전날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마세라티 운전자인 30대 A씨와 범인도피 혐의로 30대 조력자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소재 법인 명의 차량인 마세라티를 몰던 A씨는 지난 24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한 도로에서 앞서가던 오토바이의 후미를 들이받아 사망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연인 관계인 20대 오토바이 탑승자 2명이 크게 다쳐 소방 당국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뒤좌석에 있던 연인 1명이 숨졌다.
사고 직후 지인들의 도움으로 대전·인천·서울 등지로 달아난 A씨는 추적에 나선 경찰에 의해 도주 이틀 만에 검거됐다. 경찰은 당시 A씨와 함께 있던 B씨도 긴급체포했는데, B씨가 A씨에게 대포폰 등을 제공하며 도주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마세라티 운전자인 김모(30대) 씨의 직업이나 국내 주소 등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김씨의 현 주소지는 광주 북구의 한 행정복지센터로 돼 있는데, 어떻게 공공기관 주소지가 개인의 주민등록 주소지로 돼 있는지 의심을 사고 있다.
사고 경위, 사고 차량, 도주 과정 등에서 나타난 수상한 점도 한둘이 아니다. 이달 중순 한국으로 입국한 김씨는 수도권 등지에서 머물다 사고 전날인 23일 고향인 광주에 와서 사고를 냈다. 친구에게 빌려 탄 마세라티는 서울의 한 법인 소유 차량인데, 해당 법인은 “되돌려 받지 못한 차량”이라고만 경찰에 답해 차량의 경위도 명확지 않다. 경찰은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며 언급을 꺼리고 있다.
도주 과정에서 벤츠 차량으로 갈아타고 대전까지 도주하고, 조력자 휴대전화로 해외 출국을 위한 항공편을 예약하는 등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행적도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경찰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건이지만, 현재 중요한 것은 뺑소니 사고 경위를 정확히 파악해 김씨에 대한 신병 처리를 하는 것”이라며 “여러 의혹에 대해 규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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