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공습에 숨진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빈자리를 그의 사촌인 하셈 사피에딘(60)이 채울 가능성이 크다고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와이넷은 "전날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지하 벙커 공습에서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진 사피에딘이 나스랄라의 후계자로 유력하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사피에딘는 1992년 나스랄라가 헤즈볼라 사무총장에 오른 직후 집행위원회 조직을 맡아 30여년간 헤즈볼라의 훈련 시스템, 외국 투자를 비롯한 재정 상황 등 부문을 전담해 관리해왔다고 한다.
그는 헤즈볼라 군사조직과도 긴밀히 연계돼있어 2017년에는 미국의 테러리스트 명단에 올랐다.
지난 17∼18일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통신수단인 무선호출기(삐삐)와 무전기 수천 대가 동시다발적으로 폭발해 헤즈볼라 간부들이 대거 숨졌을 땐 나스랄라를 대신해 장례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사피에딘은 집행위원장이 되기 전 이란에서 유학하며 이슬람교를 공부했다. 2020년 이라크에서 미군 드론에 암살당한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와도 인척 관계로 알려져 있다.
사피에딘의 동생 압둘라는 이란 테헤란에 헤즈볼라 사절로 파견돼있는 등 이란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와이넷은 부연했다.
다만 사피에딘이 헤즈볼라를 이끌게 되더라도 이스라엘군 공습에 지휘부 상당수가 사망한 점을 고려하면 조직을 제대로 추스르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나스랄라를 정점으로 하는 헤즈볼라 지휘계통의 주요 인사들이 다수 숨졌다며 이를 설명하는 시각 자료를 함께 공개했다.
이 자료를 보면 나스랄라 바로 아래의 이브라힘 무함마드 쿠바이시, 푸아드 슈크르, 알리 카라키, 이브라힘 아킬 등 고위급 지휘관 10명 중 9명이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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