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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료계 ‘증원 백지화’ 요구 접고 협의체 참여해 대안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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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9-08 23:03:15 수정 : 2024-09-08 23: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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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부터 의대 수시 원서 접수 시작
대통령실, 2026년 증원 원점 재검토
서로 조건 없는 대화 통해 해법 찾길
응급실 파행 언제까지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응급실 파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8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진료 지연 안내문이 놓여 있다. 2024.9.8 hwayoung7@yna.co.kr/2024-09-08 13:37:43/ <저작권자 ⓒ 1980-2024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국민의힘이 의·정 갈등으로 빚어진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수용했다. 모처럼 여야가 한목소리를 낸 것은 다행이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의료계에서 합리적 안을 제시하면 2026학년도 의대 증원을 원점 재검토할 수도 있다”고 한 발 더 양보했다. 정부가 유연한 태도로 선회함에 따라 7개월째 이어져온 의료 대란을 해결할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대통령실은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 참여 논의가 시간이 걸릴 경우 여·야·정이라도 먼저 논의를 시작하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는 어제 여·야·의·정 협의체에 의료계가 참여하기 위해서는 2025년과 2026년 의대 증원 계획을 백지화하고, 2027년 정원부터 재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의료대란 사태를 해결할 여·야·정의 합리적인 단일안을 요구한다”고도 했다. 현실성 없는 무리한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실은 “논의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박주민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2025년 정원 규모도 논의에서 굳이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한 것도 부적절하다. 지난 1일 여야 대표 회담에서 내년도 의대 증원은 유지하고 2026학년도에는 축소하는 방안에 인식을 같이한 것과 배치되는 발언 아닌가. 야당의 말바꾸기는 협의체 대화를 더 어렵게 할 뿐이다.

 

전국 의대 39곳 등 일반대 190여곳이 예정대로 오늘부터 2025학년도 수시 원서 접수를 시작한다. 대학별 정원을 확정해 입시요강까지 발표한 상황에서 내년 정원 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사법부 판단도 받지 않았나. 지난 7월 재외국민·외국인 전형이 시작돼 소송 우려가 크다. 입시업계에서도 2025학년도 모집 인원은 이미 ‘손댈 수 있는’ 시점이 지났다고 보고 있다. 수시 원서 접수가 시작됐는데 2025학년도 모집인원을 바꾸면 입시에 대혼란이 일어날 것이다. 의료계가 2025학년도 증원 백지화 고집을 접어야 하는 이유다.

 

지금은 추석을 앞두고 응급실 마비 등 의료 위기를 푸는 게 급선무다. 갈수록 커지는 국민 불안을 방치해선 안 될 일이다. 무엇보다 의료계가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으면 이 사태를 해결하기 어렵다. 국민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의 소명을 감안한다면 협의체에 나와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순리다. 그러려면 정부, 의료계, 정치권이 전제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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